‘송하 오봉국 선생 감귤영농일지 기증식’ 6일 오후 2시, 감귤박물관에서 열려

오봉국 선생이 김태엽 부시장에게 기증서를 전달하는 모습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오봉국 선생.(사진은 장태욱 기자)

‘송하 오봉국 선생 감귤영농일지 기증식’이 6일 오후 2시, 감귤박물관에서 열렸다. 오봉국 선생(87·서귀포시 토평동)은 지난 68년 동안 자필로 기록한 63권의 '감귤영농일기'를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김태엽 부시장과 강충룡 도의회 부의장, 현종진 효돈동 주민자치위원장, 오창훈 토평동 마을회장, 오경준 신효예림계장 등이 참석해 자료의 가증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오봉국 선생의 가족과 친지, 이웃들이 기증식에 참석해, 소중한 기록물이 시민의 품에 안기는 현장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기증한 영농일지.(사진은 장태욱 기자)
전달식이 끝나고 가족들과 함께.(사진은 장태욱 기자)

오봉국 선생은 인사말에서 "중학교 2학년 개학 첫날인 1949년 9월 1일,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정옥 국어 선생님이 '일기는 개인의 역사가 되는데 내가 아직까지 일기를 쓰지 않아서 후회가 된다. 여러분들은 공부를 좀 덜해도 좋으니 필히 일기를 써라‘라고 말한 것을 듣고 쓰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과 말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도 100년을 넘기 어렵고 죽어서 무덤에서 1000년을 넘기 어려운 법이라 일지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라며 “이렇게 좋은 박물관에 기증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김태엽 부시장은 “소중한 자료를 제공해주신 오봉국 선생과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영농일지가 제주도 근현대 발전사와 감귤이 변천사를 알리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료를 잘 보관하고 주민과 관광객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도 잘하며, 학자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오봉국 선생께서 아직까지도 일기를 쓰시고 계셔 후대에 귀감이 되고 계시다”라며 “그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하시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강충룡 도의회 부의장은 “오봉국 선생께서 68년, 날수로 2만4800여 일 동안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일지를 쓰시고 보관하셨다가 박물관에 기증하셨다니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후대들에게 100년, 1000년 동안 좋은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감귤박물관이 문화의 공간이 되도록 행정과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봉국 선생은 일제강점기 말 일본인으로부터 감귤나무 2그루, 감나무 1그루를 받아 키운 것이 감귤 농사의 시작이다. 감귤나무 접수도 귀하고, 묘목도 없던 시절이라 애지중지 영농에 몰두했다, 감귤 재배 정보가 없다보니 일본어로 된 감귤 월간잡지를 일본에서 구해 공부하면서 농사했다.

선생은 지난 1949년 9월 1일 일기를 쓰기 시작해 횟수로 71년, 군복무 3년을 제외한 총 2만4800여 일 동안 일기를 작성했다. 총 63권의 일기책을 작성했고, 64번 째 일기는 현재 작성중에 있다.

일기는 선생의 청소년 사절의 학업 생활과 척박했던 시절 과원에서 땀을 흘린 과정 등을 담고 있다. 일기 뒤쪽에는 결혼 축의금을 전달한 것 등을 가계부 형식으로 기록도 해 당시의 풍속을 이해하는 자료가 된다.

김성욱 서귀포시 감귤박물관 학예사는 "68년에 걸쳐 작성중인 오봉국 선생의 일기는 감귤 전문 영농일기로서는 최초로 공개된 사례"라며 "1960년을 전후로 한 근현대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발전의 실체를 검토하는 데에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한 집안의 일생의례, 의식주 생활사, 서귀포시 토평동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역사의 단상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민속학적으로도 귀중한 자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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