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미술협회서귀포지부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2019기획전 ‘들숨날숨’ 개최

(사)한국미술협회서귀포지부가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2019기획전 ‘들숨날숨’ 을 열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미당 서정주는 1937년 4월에서 6월까지 서귀포 지귀도를 방문해 '심신(心身)의 상흔(傷痕)을 말리우며' 시작에 전념했다. 이후 ‘정오의 언덕에서’와 ‘고을나의 딸’을 포함한 4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리고 언급한 네 편의 시 외에도 유명한 <시론>을 남겼다.

바다 속에서 전복 따 파는 제주해녀도/ 제일 좋은 건 님 오시는 날 따다 주려고/

물속 바위에 붙은 그대로 남겨둔단다./ 시의 전복도 제일 좋은 건 거기 두어라. /

다 캐어가고 허전하여서 헤매이리오?/ 바다에 두고 바다 바래서 시인인 것을.

시를 지을 때 주제어, 혹은 중요한 단어는 종이에 옮기지 말고 심연의 세계에 남기는 게 좋다는 뜻이다. 깊은 바다에서 해산물을 건저 올리는 해녀의 작업이 의식의 심연에서 시어를 끄집어내는 시작에 모티브를 제공했다.

해녀는 예로부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착취와 수탈의 대상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개척과 저항의 주체였다. 고단한 노동에 종사하면서도, 열악한 환경을 원망하지나 이에 굴복하지 않았다. 바다는 해녀의 살림밑천이자 희망이며 동시에 저승길이었다.

2016년 11월 ‘제주 해녀문화(Culture of Jeju Haenyeo)’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제주 해녀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고순철 지부장과 작품 '땅찔레꽃'.(사진은 장태욱 기자)

이제 산업이 발달하고 삶의 양식이 다양해지면서 해녀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제주사람들의 삶속에는 해녀정신이 오롯이 녹아있다.

제주사람들의 생활양식을 규정하는 해녀정신을 주제로 미술전시회에 열린다. (사)한국미술협회서귀포지부가 15일부터,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2019기획전 ‘들숨날숨’을 열고 있다. 서양화 한국화, 조소, 서예, 공예 등 5개 분야에서 25명 회원이 전시회에 참가했다.

15일 개막식이 끝난 후 고순철 지부장을 만났다. 고순철 지부장은 “어머니가 아직까지 해녀일을 하시기 때문에 나는 작품활동을 시작하기에 어렵지 않았는데, 그렇지 않은 작가들은 접근이 쉽기 않았을 것이다”라면서도 “밭일도 해녀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해녀문화에 관련되지 않은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고순철 지부장은 서양화로 ‘땅찔레꽃’ 작품과 조형물 ‘빗창’을 전시했다. 땅찔레꽃은 염분이 많은 해안가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이를 통해 척박한 환경을 품고 사는 해녀를 묘사했다. 그리고 7개의 핏창을 줄에 마단 작품으로 동네에 7명 밖에 남지 않은 해녀들 표현했다. 빗창의 높이가 제각각인 것은 물질의 난이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 그 가운데도 리듬과 반복이 있다.

김혜숙 작가의 작품 '제주인-해녀와 오토바이'.

김혜숙 작가의 작품 ‘제주인-해녀와 오토바이’도 눈에 띈다. 두 해녀가 빨간 오토바이들 타고 있는데, 헬멧 대신에 수경을 머리에 썼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해녀삼촌들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강경훈 작가는 신광수의 장편시 잠녀가를 화선지에 남겼는데, 읽다가 지쳐서 포기했다. 만나면 개인적으로 설명을 듣기로 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들  강경훈‧강금실‧강민영‧강봉석‧고상범‧고상율‧고순철‧고영우‧김미령․김주란‧김형지‧현주연‧김혜숙‧명연숙‧박성배‧박순민‧선우경애‧양미래‧양형석‧오민수‧오진아‧이율주‧현수언‧홍승현‧홍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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