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피스아일랜드, 트멍예술공소 지원으로 22일 영화 공연

강정마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조용한 작당이 일어나고 있다. 트멍예술공작소-2019 대안문화공간지원을 받은 피스아일랜드는 문화예술공간으로써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 자연, 세계의 삶과 시간들을 다루며 오키나와 사진전, 제주1730 전시와 공연 – 세월호 ’기억의 자리’, 생활창작 워크샵-나무깎기 등을 진행했다. 오는 22일에는 영화 ‘남일당이야기’를 상영한다.

남일당은 용산 참사 – 재개발 지역 건물 중 도로가에 위치한 금은방의 이름이다. 그리고 금은방이 위치한 건물 옥상에 망루가 세워졌다. 망루가 세워진 다음 날 새벽 일어난 참사로 여섯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용산 참사, 전철연, 투쟁 희생자, 유가족 등 어디선가 봤을 수도 아니면 아예 처음 들을 수도 있는 단어들이 어지러이 전개된다.

용산 4구역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은 생활을 빼앗기고 터전을 잃은 채 거리에 자리했다. 원래 길에서 살았던 사람들인가 싶을 정도로 길거리 생활에 익숙하다.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며 공사 중인 포크레인과 인부들에게 소리치고 투쟁가에 맞춰 체조와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여자들, 나이 든 여성들. 그이들은 거침없고 막힘이 없는데, 솔직하고 따뜻하다. 웃다 울고 욕을 막 한다. 그네들의 세월이 주름이 밀리고 밀린다. 밀린 이들은 길 위에서, 허물어져 가는 건물에서, 언제 부서질지 모르고 쫓겨날지 모르는 곳에서 장례도 치르지 못한 이들의 분향소와 자리를 지킨다. 5년 혹은 30년을 꾸려온 삶의 터전이고 밥줄이고 생명줄인 가게가 순식간에 헐린다.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쓰인 가게 문은 손님들로 열고 닫히지 않는다. 그 문은 마구 찍혀 떼어진다.

그 곳의 일상은 다른 곳의 일상과 겹친다. 여기저기의 일상과 같다. 외침, 외침의 전단지는 쉬이 날아가고 바닥에 떨어진다. 영화를 본 우리는 안다. 용산 4구역에서 살았고 장사를 했고 정든 장소의 상실을 겪은 사람들을 우리는 안다. 카페와 당구장, 식당, 지물포 등의 가게의 잔향이 이곳에 스민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오두희 감독과의 특별한 대화가 이뤄진다. 영화가 전하는 과거의 기록은 무엇인지 과거는 현재에 어떤 의미가 있고 영향을 미치는지. 또 영화가 형성하는 사회적 함의를 통해 영화를 마주한 관객은 무엇을 보았는지 같이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행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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