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학생들 SNS 홍보와 서명운동으로 뜻 모아

제주고 재학생들을 야구부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학생들이 남긴 응원메시지.

제주고 한 학생이 SNS에 야구부 해체와 관한 반대 입장을 한 언론사 뉴스 영상과 함께 올렸다. 어제 날짜로 조회가 3.1만회, 공유가 420회, 댓글이 110개, 좋아요 등을 누른 사람이 800여명에 이른다.

이 학생은 “저희 학교 야구부가 지금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며 작년부터 제주고에서 이뤄진 야구부 축소 과정과 올해 야구부 해체 과정까지 이야기하고, 제주고 야구부 해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에게는 “교육감님 5대 공약 중 하나가 제주교육 공론화”가 아니라며 “이 공약에는 운동선수가 꿈인 학생들은 포함이 되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묻고 있다. 이 학생은 “저는 애들이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게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위해서 학생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해서 학교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심지난 9월에 제주고에 부임한 고용철 교장이 야구부 해체안을 발표하자 제주고 학생 500여명은 야구부 해체반대 서명을 했고, 야구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응원글을 적어 전달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응원글에서 “야구부 해체하지 마요!”, “작년 교장선생님께서 야구부 해체한다고 하셔서 제주야구부로 진학할려했던 중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육지로 올라가야 했는데, 올해도 교장선생님께서 제주도 출신 없다고 말씀하시고 또 작년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부 해체하지 마세요. 야구부 파이팅!” 등 야구부해체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제주고 학생이 SNS에 올린 야구부 해체 반대 글은 아래와 같다. 

안녕하십니까? 제주고등학교 00과 000입니다. 시간이 되면 한 번씩 읽고 공유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학교 야구부가 지금 해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2018년 9월 1일 전임 교장선생님이 새로 오셔서 야구부 도구실과 몇 가지를 제한시키셨고 야구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작년 9월 전임교장도 야구부 해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힘.) 그렇게 일중에서 제주고 야구부로 진학하려던 학생 9명도 그렇게 육지로 전학을 가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되었고 원래 있던 야구부 학생들마저 어쩔 수 없이 육지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야구부 감독으로 강필선 감독님께서 새로 오셨고 남아 있던 제주고 야구부 학생들과 육지에서 야구선수가 꿈인 학생들을 데려오셔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다 2019년 9월 1일 (현) 교장선생님께서 새로 오시더니 갑자기 내년 야구부 체육특기생을 안 뽑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야구부에 제주도 출신인 학생도 없는데 굳이 야구부가 있어야 하나” “야구는 큰물(육지)에서 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에 작년에 야구부에게 지원과 관심을 조금만 더 가져주셨다면 지금 이런 상황은 절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 육지에서 야구를 하던 제주출신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이 야구를 하겠다면 표선고에서 제주고로 전학을 오겠다고 했지만 교장 선생님께서 전학을 안 받아주셨습니다. 분명 제주출신이 없어서 야구부를 해체시킨신다고 하신 교장 선생님이신데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요.

만약에 이렇게 허부하게 야구부를 해체시킨다면 야구 하나만 보고 육지에서 내려온 5명의 학생들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지금 다시 육지로 전학을 간다고 하더라도 전학을 가게 되면 시합을 1년 뛰지 못한다는 규율이 있기 때문에 다시 전학도 못갑니다.

그리고 제주제일중 야구부와 신광초, 남초등학교 야구부 학생들 대략 수십 명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방황할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그 애들의 부모님 심정들은 또 어떻겠습니까. 분명 학생들이 야구를 하고 싶다고 육지로 보내달라고 하거나 야구를 포기하여 실망하며 자책하는 학생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시거나 곤란하실 게 뻔합니다.

지금 교육감이신 이석문 교육감님 5대 공약 중 하나가 “제주교육 공론화”입니다. 이 공약에는 운동선수가 꿈인 학생들은 포함이 안되어 있는 것입니까?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의견을 모아 꿈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이 “제주교육 공론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쉬는 시간, 점심시간마다 각 교실을 돌아다니며 제주고 학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야구부를 없애는 것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다들 “야구부도 전통인데 없애는 것은 아니다, 지금 야구부 애들은 어떡하냐, 너무 마음대로 한다.” 등등 야구부 해체하는 것을 찬성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는 애들이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게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위해서 학생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해서 학교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