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 한남리 4일, 고려 정씨열려비 제막식

고려정씨열녀비 제막식.(사진은 한남리 마을회)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이장 고성봉)가 4일 한남리 복지회관 마당에서 마을주민들과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토리가 있는 한남리 고려 정씨열녀비 제막식 및 문화유적길 준공식'을 개최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정의현 편에 전하기를 열녀 정 씨(鄭氏)는 몽골인 목호 석곡리보개(石谷里甫介)의 아내였다. 합적(哈赤)의 난(목호의 난)에 그의 남편이 죽었는데, 정씨는 젊고 아들이 없고 얼굴이 아름다웠다. 안무사 군관이 강제로 장가들려 하니, 정 씨가 죽기로 맹서하여 칼을 끌어 스스로 목을 찌르려 하므로 군관이 장가들기를 포기했다.

정 씨는 늙도록 시집가지 않았고 훗날 그의 정절이 조정에 알려져 정려(旌閭)됐다. 1834년 3월에 목사 한응호가 석비(石碑)를 고쳐 세웠는데, 한남리 4번지 원님로 주변에 있었다. 이후 한남리사무소에 옮겨졌다.

안내 표석.(사진은 장태욱 기자)
열녀정씨 관련,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

정 씨에 대한 열녀 추서는 제주도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만큼 문화사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서귀포시도 이를 향토문화재로 지정할 뜻을 비치고 있다. 고려 목호에 대한 정보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탐방하기 위한 역사학자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한남리마을회는 정씨열녀비가 지역의 문화자산임을 홍보하기 위해 비석 주변에 그 내용을 해설하는 표석도 세우고, 4일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막식 참석자들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일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마을회는 이날 문화유적길 걷기 행사도 병행해 실시했다.

한편 이 사업에 공헌한 관계자에 대한 표창이 수여됐다. 오영종 어르신에 도의회의장 표창이, 고태림 어르신에 서귀포시장 표창이, 남원읍 송민철 주무관과 경원건설 문경천 대표 등에 한남리장 감사패가 각각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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