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응모 열기 ‘후끈’ 총 927평 접수

당신이라는 서쪽을 향하여/ 큰 창을 두고/ 창밖에 먼나무를 심겠다

 

울안이거나 삽짝 밖이거나/ 어디에 두어도 먼나무는 먼나무여서

먼나무 먼나무 부르다가 먼그대라고 잘못 부르면/ 하늘이 먼저 알아듣고

이호테우 해변보다 더 붉은 저녁을 펼칠지도 모른다

 

무너진 담장 사이로 바람이 다녀가시면서/ 선인장 꽃씨 하나 떨군다면

세상에는 없는 선인장꽃 문패를 내걸 수 있겠다/ 노란꽃 문패 달빛보다 환한 밤이면

불현듯 다녀가실 것을 믿는다 

-박미라 시인의 ‘당신이라는 서쪽’ 중 일부

 

이준호 소설가.

사)한국예총 서귀포지회(회장 윤봉택)가 실시한 제3회 서귀포문학작품 전국 공모전에서 시・시조, 소설, 수필 부문 당선작이 발표됐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전국 각지 문인들이 공모전에 응모를 했다. 시・시조 790편, 소설 47편, 수필 90편 등 총 927편이 접수됐다. 지난 25일, 26일 양일간 본심을 통해 입상자를 가려냈다.

시 부문은 충남 박미라(52년생) 씨의 ‘당신이라는 서쪽’이 당선작에 뽑혔다.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시조부문 제주시 김미영(61년생) 씨의 ‘억새의 노래’가 선정됐다. 김영남, 변종태, 오승철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시부문‘당신이라는 서쪽’이 “서귀포를 단순한 소재로 머물게 하지 않고 시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당선작을 뽑았으며, 시조부문 ‘억새의 노래’는 “고근산의 공간적 배경이 용해되지 못했지만, 마지막 3수 끝에 “묻지 못해 떠도는 말”로 이어지는 연결묘사가 훌륭해 가작으로 뽑았다”고 평했다.

박미라 시인.

소설 부문은 전북 이준호(66년생 )씨의 ‘나는 야스쿠니에 있다’를 당선작으로 뽑혔다. 고시홍, 한림화 소설가가 심사를 맡아는데, 심사위원들은 작품에 대해 “ 소설 자체가 명쾌하고 간결한 문체로 울림을 자극하면서, 구조의 연결고리와 행간에 숨겨진 화두가 복선으로 교차함은 물론, 현재 시점인 ‘도입, 결말’ 부분은 판타지 소설 기법을 변용한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수필 부문은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광주광역시 김회권(59년생) 씨의 ‘서귀포 산방산에 들어’가 선정됐다. 김가영 수필가, 허상문 평론가가 심사를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서귀포 산방산에 들어’는 “산방산의 자연풍광을 통해 나름의 인간과 삶에 대한 성찰을 보이고 있으나, 분명한 주제 의식이 작품에 녹아있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 가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당선작중 시와 소설은 문화콘텐츠로 개발하여 올 연말에 TV영상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11월 말 경에 서귀포시청 문화강좌실에서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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