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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아닌 폭력[칼럼] 송주연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소장
서귀포신문 (송주연) | 승인 2019.10.30 11:31
송주연 소장.

폭력은 단일 사건으로, 제한된 시간 동안 발생하며 일정 강도의 폭력이 수반되며 무엇보다도 분명한 동기가 있습니다. 또한 자녀가 개입되지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 상호간에 경제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폭력에는 사회적 비난이 따릅니다. 당연히 폭력사건의 가해자가 비난 받으며, 다음 폭력의 대상자 파악이 불가능하고, 재범률은 불확실하거나 변화하고, 사건 후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접촉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에 반하여 가정폭력은 단회성이 아닌 반복 사건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폭력의 정도도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심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정폭력은 폭력의 동기가 불분명하고, 주로 자녀가 개입되는 경우가 많으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하고, 사회적으로 은폐 혹은 축소되고 심지어 용서되기까지 합니다. 가정폭력은 폭력사건에서와는 달리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비난을 받고, 다음 피해자가 예상 가능하고, 높은 재범률을 보이며, 사건 후에도 여전히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지속적인 접촉이 벌어질 상황이 농후합니다.

가정폭력은 폭력의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하지만 폭력이 재생산 되는 이유는 크게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 차원으로는 가족 안에서 모델링 즉, ‘가정은 최초로 경험하는 사회집단’이라고 본다면 어린 시절, 폭력을 가정 안에서 보고 배운다는 학습 효과를 들 수 있으며,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위계가 존재하는 가족 구조, 감정의 제한 및 표현기술의 부족, 스트레스 해소능력 부족, 분노조절 능력 부족, 가족 간의 의사소통의 부족이라든가 가족 간의 갈등해결 방법의 부재를 들 수 있겠습니다. 아내와 자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소유의식과 함께 많은 가폭 가해자는 의처증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아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자신감까지도 상실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하여 통제나 지배의 수단으로 폭력을 행사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가부장적인 고루한 사고방식,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식의 태도를 고수하면서 아내로서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헌신과 복종을 요구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지배하려는 잘못된 인식에서 가정폭력은 출발합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나 일상적으로 폭력에 대한 허용적인 태도, 폭력에 관한 법과 사회의 잘못된 메시지, 폭력을 조장하는 사회 환경과 매체산업, 성역할 고정관념을 들 수가 있겠습니다. 가정폭력에는 잘못된 통념이 작용하는 것인데 남녀 이분법적인 성역할을 강요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여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허황된 속담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남의 집안일에 끼어들면 안 된다‘하는 것도 있지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면서 가정폭력을 희석화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사회전반에 만연된 폭력 문화를 들 수 있겠는데, 학교폭력, 성폭력, 성매매, 조직폭력, 주취폭력, 갈취폭력 등 폭력에 허용적인 문화를 들여다보면 그 밑에는 가정폭력이 똬리를 틀고 있고, 가정폭력의 후유증이 사회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제도적으로 가정폭력방지법에 의거한 처벌의 한계성과 보호처분의 한계까지 작용하여 가정폭력이 만연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53.5%는 부모에게 맞은 적이 있으며, 59.9%는 성장기에 부모 간에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은 ‘부부싸움’도, ‘집안일’도 아닌 ‘사회적 범죄’입니다.

서귀포신문 (송주연)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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