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吟橘林起興(음귤림기흥) 귤림에서 흥이 일어 읊다瀛洲吟社 漢詩 連載(영주음사 한시 연재)-18
서귀포신문(영주음사) | 승인 2019.11.03 08:46

吟橘林起興(음귤림기흥) 귤림에서 흥이 일어 읊다

▶ 漢山 姜榮日(한산 강영일)

 

晩秋碧落出書窓(만추벽락출서창) 늦은 가을 청량하여 집을 나서니

橘苑人聲吠幼尨(귤원인성폐유방) 귤림의 인기척에 어린 삽살개 짖네

綠葉搖搖馨我袖(록엽요요형아수) 푸른 잎 흔들흔들 내 소매에 향기 풍기고

黃柑艶艶詅吾邦(황감염염령오방) 누런 감귤 아름다워 우리나라 자랑거리라

摘花季節鶯鳴累(적화계절앵명누) 꽃을 솎는 계절에는 많은 꾀꼬리 울었는데

採果時期雁影雙(채과시기안영쌍) 열매 딸 철에는 한 쌍 기러기 그림자라

今夜月明逢社友(금야월명봉사우) 달 밝은 오늘 밤 글 벗들 만나나니

農談相酌轉空缸(농담상작전공항) 농사 얘기로 수작하매 빈 술동이 구르네

제주목관아에 재래귤 등자가 익은 모습이다. 귤림추색은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 解說(해설)

▶文學博士 魯庭 宋仁姝 (문학박사 노정 송인주)

이 시는 칠언율시 평기식의 시로, 운자는 ‘窓(창), 尨(방), 邦(방), 雙(쌍), 缸(항)’이다. 모두 ‘江(강)’ 운통(韻統)의 글자들이다.

이 시의 수련, 1구에서 말하고 있는 벽락(碧落)은 푸른 가을 하늘을 나타내는 말로, 티끌 하나 없이 맑고 푸르러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제주도의 가을 하늘을 표현하고 있으며, 작가는 이 ‘벽락(碧落)’ 부분을 ‘청량한데’라고 의역을 하고 있다. 2구 끝부분의 ‘吠幼尨(폐유방)’은 ‘어린 삽살개가 짖네’라고 해석이 되는데, 이 부분은 주어와 술어를 도치한 문장 형태이다. 한시를 지을 때는 평측(平仄)을 맞추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어순을 도치하기도 하고, 문장의 뜻을 강조하기 위해서 어순을 도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어순을 도치하는 형태는 옛 시인들의 시에서도 가끔 보인다. 이런 어순의 도치는 무분별하게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문장 해석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가을이면 제주도는 감귤이 노랗게 익어 온통 금으로 섬을 장식한 듯, 금빛이 온 섬에서 출렁거린다. 바라만 봐도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함련에서는 이런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읊고 있다. 작가는 여기서 귤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귤 향기가 흩어져 작가의 소매로 상큼하게 스며들고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노랗게 감귤이 익어가는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은 제주도만의 자랑이 아닌, 우리나라의 자랑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은 ‘綠葉(록엽)-黃柑(황감), 搖搖(요요)-艶艶(염염), 馨(형)-詅(령), 我袖(아수)-吾邦(오방)’으로 대구(對句)를 맞추고 있다. 여기서 ‘綠葉(록엽)-黃柑(황감)’ 부분은 색깔을 나타내는 ‘록(綠)’과 ‘황(黃)’이 뒷부분의 명사 성분인 ‘엽(葉)’과 ‘감(柑)’을 꾸며주는 글의 구조로 대(對)를 맞추고 있고, ‘搖搖(요요)-艶艶(염염)’부분은 위아래 부분을 모두 첩자(疊字)로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의 문장, 즉 ‘綠葉搖搖馨我袖(록엽요요형아수), 黃柑艶艶詅吾邦(황감염염령오방)’은 위아래 문장을 모두 ‘주어(2자)+술어(2자)+술어(1자)+보어(2자)’의 구조로 배치하며 노련한 대구(對句)를 만들어 내고 있다.

경련에서는 잠시 시상을 전환하여 봄에 귤꽃이 피었을 때는 많은 꾀꼬리가 울었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되어 공활한 하늘에 한 쌍의 기러기가 날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은 봄과 가을의 특징적인 모습을 언급하며 간접적으로 세월이 흘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련의 ‘摘花(적화)-採果(채과)’ 부분은 위아래의 글자를 ‘술어+명사’ 구조로 배치했고, ‘季節(계절)-時期(시기)’ 부분은 시령(時令)을 나타내는 명사 성분의 글자를 위아래로 배치를 하였다.

마지막 련에서는 달 밝은 가을밤에 사우(社友)와의 만남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우(社友)들은 영주음사의 시벗들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가을밤에 시벗들과 귤 농사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빈 술통이 굴러다닐 때까지 마시고 있다. 가을이라 세월이 덧없어 때론 쓸쓸함도 느낄 수 있겠지만, 귤이 한창 익어 황금빛 들판이 펼쳐져 있고, 또 벗이 있으며 그리고 술이 있다. 이 외에 무엇을 더 바랄까 그저 평온함이 느껴진다.

서귀포신문(영주음사)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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