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고전 맛보기(24)]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

Advancing civilization tends to increase the power of human labor to satisfy human desires. We should be able to eliminate poverty. But workers cannot reap these benefits because they are intercepted. Land is necessary to labor. When it has been reduced to private ownership, the increased productivity of labor only increases rent. Thus, all the advantages of progress go to those who own land. Wages do not increase - wages cannot increase.

발전하는 문명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동력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가난을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은 중간에 가로채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이런 것들을 거둬들이지 못한다. 토지는 노동자에게 필수적이다. 개인들이 소유할만한 토지가 줄어들었을 때 늘어난 노동생산성은 지대만을 높일 뿐이다. 따라서 진보의 모든 혜택은 토지를 소유한 자들에게 돌아간다. 임금을 오리지도 않고 오를 수도 없다.

헨리 조지(Henry Gorge, 1829~1897)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하위 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교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화물선 선원과 인쇄소 식자공으로 일을 했다.

미국 서부로 옮겨 샌프란시스코에서 금광 사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다시 인쇄소로 돌아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식자공으로 일하면서 글쓰기 능력을 인정받아 기자로 발탁됐다.

그가 일하던 당시는 미국의 철도가 건설되면서 소위 역세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절정에 달했다. 게다가 아일랜드 기근과 토지문제가 세계적 문제로 대두됐다. 서구는 감자 흉작이 발생해 대기근으로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아일랜드 식량이 해외로 수출되는 부조리한 일들을 목격했다.

헨리 조지는 뉴욕 특파원으로 나갔을 때 고층건물 아래에서 서민들 맨발로 살며 굶주리는 모습을 보며 그 엄청난 빈부격차의 원인을 찾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끈질긴 노력 끝에 <진보와 빈곤>을 집필했는데, 빈부격차의 원인을 지대에 있다고 주장했다. 토지를 많이 가진 부자들이 생산물의 상당부분을 지대로 가져가기 때문에 가난한 자들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빈부격차의 원인이 되는 지대를 국가가 모두 세금으로 회수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폈다.

당시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 무명 재야학자의 저서는 미국에서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토지문제와 대기근으로 재앙을 겪었던 아일랜드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책은 영국과 독일에서 출판됐고, 미국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헨리 조지는 <진보와 빈곤>에서 기술의 진보로 생산력은 계속 오르는데 임금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가 높은 지대에 있다고 판단했다.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지와 노동,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생산물을 토지소유자와 노동자, 자본가 등이 나눠 갖게 된다.

그런데 생산량이 늘어나면 노동자의 몫인 임금과 자본가의 몫인 이자가 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임금과 이자가 증가하지 않는다. 생산량이 증가된 부분을 토지소유자가 지대의 형태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손실이 토지소유자의 이익이다. 총 생산비용은 거의 고정됐기 때문에 임금과 이자가 하락할 수록 지대는 상승한다.

소개한 대목은 제5권 ‘문제의 해결(The Problem Solved)’, 제2장 ‘부가 증가하는데도 빈곤이 지속되는 현상(The Persistence of Poverty Despite Increasing Wealth)’에 나오는 대목이다.

생산에는 토지가 필수적인데, 토지는 제한됐다. 따라서 토지 소유자들은 항상 사회에서 우월적 위치에 있다. 과학이 발견과 발명의 진전, 교육의 확산 등에 힘입어 생산력은 증가하지만 그 혜택은 모두 토지 소유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진보와 빈곤>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는 책을 읽고 <인생독본>에 <진보와 빈곤>에서 가져온 문장을 스무 군데나 인용했다. 그리고 장편소설 <부활>에도 주인공 네흐류도프가 자신의 영지를 농부들에게 나눠주는 대목을 실었다.

헨리 조지의 진단이 현대사회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 토지 자체가 주요한 생산수단인 사회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로 거액의 불로소득을 올리는 일은 능력으로 인정받고, 건물 임차료가 자영업자들의 수익을 압박하는 현실에서 헨리 조지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을 얻는다. 헨리 조지가 살던 때는 ‘조물주 위에 토지주’가 있었다면 현대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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