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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살해하기 전에는 선량한 엄마였는데[칼럼] 송주연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소장
서귀포신문(송주연) | 승인 2019.11.06 12:33

얼마나 많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가를 들여다보면 결혼 전 아내를 때린 남자 10명 가운데 7명은 결혼 후에도 때린다고 합니다. 처음 아내를 때리는 시기는 결혼 후 석 달에서 1년 이내가 80%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연애 때 때리는 남자도 있습니다. 이 때, 상대방의 폭력을 ‘나를 얼마나 사랑하기에 때리면서까지 질투하나?’라고 많은 여자들이 데이트 폭력을 ‘사랑’으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결혼한 부부 2.5쌍 가운데 1쌍 꼴로 남편이 아내를 때린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결혼한 부부 10쌍 가운데 1쌍은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정도 이상의 폭력을 아내에게 행사하고, 심하게 아내를 때리는 남편 10명 가운데 6명은 아내를 때린 후 강제로 성관계 즉, 바꿔 말하면 ‘아내강간’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아내를 때리는 남편 10명 가운데 7명은 자식도 때린다고 하지요.

2017년에 언론에 보도된, 검색 통계에 의하면, 남편 혹은 남자친구에 의하여 목숨을 잃은 여성이 85명, 살인미수는 103명입니다. 188명이 목숨을 잃거나 잃을 뻔했다는 것입니다. 주변인까지 합치면 143명입니다. 이 수치는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분노의 게이지 분석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매년 발표되는데, 인터넷 검색만을 통해 수집한 자료로써,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을 채집한 것입니다. 실제 경찰청에서 가정폭력의 현장통계를 뽑는다면 이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실제 살해당하거나 살인 미수 상태를 경험한 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2004년도 청주여자교도소의 실태 파악에서 드러난 것으로 여성재소자 중 남편을 살해한 여성은 133명으로, 여성은 살인이 죄목인 재소자의 51.4%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남편 살해 여성은 88.5%가 초범으로, 남편을 살해하기까지는 선량한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 통계는 물론 2004년에 한 유일한 여성 재소자 실태조사인데요. 지금도 그 수치에는 별반 달라짐이 없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정당방위사건, 바꿔 말하면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남편 살해사건을 지원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많은 여성들은 참고, 참고, 또 참았다는 겁니다. 가폭 피해자는 평균 11년 8개월간이나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가 별거를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아니면 극히 일부는 극단적으로 남편 살해라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청주여자교도소에 ‘살인‘이라는 죄목으로 결국 세상과 격리된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기 짝이 없는 현실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가정폭력의 또 다른 비극입니다.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 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어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기념일이거나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닌 데도요.

지난 밤 그는 저를 벽에다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지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 몸이 아프고 멍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그런데 어머니날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 밤 그는 저를 또 두드려 팼지요.

그런데 그 전의 어느 때 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 날이었거든요.

지난 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제가 좀 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오늘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

- 플레트 켈리의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서귀포신문(송주연)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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