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 3곳 미생물처리제 시험 도입… 효과엔 모두 만족, 실용성엔 이견

미생물처리제에 대한 현장실험은 지난달 3일 마무리됐다. 제 17호 태풍 링링과 제 18호 태풍 미탁이 제주를 지나는 와종에 실험 창고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실험은 그런대로 좋은 결과로 마무리됐다.

미생물과 왕겨를 혼합한 처리제는 음식물쓰레기와 동물성잔존물, 가축분뇨, 폐감귤 등을 소멸시켰다. 미생물을 통한 분해산물이 모두 기체로 방출되기 때문에 처리제 내부에 노폐물도 악취도 거의 남지 않았다. 다만, 미생물처리제와 시료를 며칠 간격으로 교반해야하는 과제가 남았다.

그런데 시연회와 별도로 업체의 권유를 받고 축산현장에 실험적으로 사용한 업체들이 있다. 남원읍에 소재한 염소체험농장과 서귀포시축협 생축장, 경주마생산목장 등 세 곳이다. 세 엽체는 지난 9월 전후로 축사의 바닥에 처리제를 두툼하게 깔았다. 이들은 축사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수거하지 않고 바로 분해되기를 기대했다. 악취와 분뇨를 동시에 해결해 인건비를 절약하고 민원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염소농장 “골머리 앓던 문제 다 해결됐다”

남원읍 한남리에서 5만 평 규모로 염소를 키우는 목장이다. 목장은 어린이들이 염소에 사료를 먹이거나 가족들이 편백나무 숲을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도 갖췄다. 그런데 그동안 염소의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체험장의 발목을 잡았다.

염소체험장에 쌓인 염소똥. 목장 대표는 염소똥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체험장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는데, 미생물처리제가 이를 해결했다고 말한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업체 권 아무개 대표는 “그동안 여러 업체가 약취 제거에 탁월하다고 소개하는 제품을 구입해 살포했는데, 돈만 날리고 효과를 보지 못했다”라고 말한 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상황인데 왕겨와 미생물을 혼합한 처리제가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염소 우리에 살포했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처리제를 살포했는데 냄새는 사라졌고 매일 5컨테이너(20kg 들이)씩 나오던 염소 똥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라며 “한 달에 150컨테이너씩 치워야하는 일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자신이 아는 축산업자를 만날 때마다 미생물처리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서귀포시축협 생축장 “효과 뛰어나지만 비용 너무 많이 들어”

서귀포시축협이 남원읍 한남리에 운영하는 조사료유통센터 내에 마련된 한우육성목장이다. 서귀포시축협은 자체 생생한 조사료의 효능을 확인함은 물론이고, 농가에 영농기술 등을 전하기 위해 시범운영한다.

서귀포시축협 생축장 축사에 미생물처리제가 깔렸다. 축협 관계자는 처리제가 효과는 탁월한데 비용 문제로 농가에 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처리제가 깔리기 전 축사.(사진은 장태욱 기자)

서귀포시축협은 지난 9월에 업체가 소개한 미생물처리제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생축장 축사에 처리제를 두툼하게 깔았다. 그리고 40여일 지난 후 현장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다.

현장 관계자는 “우리가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미생물처리제가 악취를 제거하고 한우 축분을 분해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데 문제는 비용이다. 이 방식으로 축산분뇨를 해결하려면 바닥에 건초를 까는 방식과 비교해 5배 정도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농가에 권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답했다.

경주마생산목장 “노동력 획기적으로 줄여, 가끔 사람이 바방 관리해주면 좋을 듯”

남원읍 신례리에서 경주마를 생산하는 목장이다. 목장은 자체 보유한 어미말을 통해 어린 경주마를 생산해 기르기도 하고, 다른 마주의 말을 수탁해 출산과 양육 과정을 관리하기도 한다.

목장 정 아무개 대표에 따르면 경주마 생산에서 가장 핵심적인 일은 마방에 쌓인 말의 똥과 오줌을 매일 청소하는 일이다. 말이 배설하는 똥과 오줌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하루만 청소를 게을리 해도 어린 말이 감기나 폐렴을 앓게 된다. 따라서 목장주와 직원 4명 등 5명이 매일 쉴 새 없이 마방을 청소한다.

바방에 미생물처리제가 깔렸다. 목장 대표는 처리제가 습기와 악취를 제거하는데 탁월하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한 달 여 기간 미생물처리제를 마방에 깔았는데 청소를 하지 않아도 냄새와 습기가 제거됐다”라며 “이런 면에서 매우 탁월한 효과가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방에서 말의 축분이 분해되는데 1주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분해가 되지 않은 축분이 마방에 쌓여있는 것은 목장으로서는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마방에 말을 위탁한 마주나 마사회 조교사들이 가끔 목장을 방문하는데, 말의 똥이 분해 전에 마방에 남아 있는 것을 이들이 봤을 때 시선이 고울 리 없다는 우려다.

정 대표는 “미생물을 이용해 축분을 분해하는 것은 목장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라며 “따라서 사람이 가끔 마방에 들어가서 미생물처리제와 축분을 교반해주고, 말의 똥 일부를 며칠에 한 번씩 밖으로 배출하면 청소의 수고를 줄일 수 있고, 새끼가 태어났을 때 자꾸 누울려고 하는데 이때 어미말의 오줌에 노출되지 않아서 질병 예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년 1울에 분만이 시작될 때부터 미생물처리제를 사용하겠다”라고 말했다.

미생물처리제를 사용한 업체 세 곳은 이구동성으로 미생물처리제의 효능에 대해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염소와 경주마에 적용한 경우는 이를 적용하면 냄새와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다며 긍적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한우 축사 실험에서는 비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시생물처리제 제작 업체와 생산현장이 더 많은 대화와 연구가 이어지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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