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담팔수 나무 이식 고사 지내 …시 운영 양묘장으로 이식 예정

담팔수 나무 아래에 마을주민들이 작별의 정을 나누기 위해 고사상을 차렸다.(사진=양용주 기자)
현성환 남성마을회장이 고마움을 전하는 축문을 고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고사에 참석한 주민들이 담팔수 나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서귀포시 천지동 남성마을이 50여 년간 함께하며 마을을 상징하던 담팔수 나무에게 작별을 고했다.

서귀포예술의전당 동쪽 사거리에서 외돌개 방향으로 가노라면 삼거리 한 가운데에 커다란 담팔수 나무가 서 있다. 이곳 주변 마을이 남성마을이다. 담팔수 나무는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지 50여 년 간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마을 상징으로 자랐다.

하지만 최근들어 나무가 시들어가자 수액주사 등을 통해 되살려보려 했지만 호전되는 기색이 없었다. 이에 나무를 보다 나은 곳으로 옮겨 관리하기로 했다. 이 담팔수 나무는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양묘장으로 곧 옮겨지고, 나무가 있던 삼거리 교차로는 교통량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확장될 예정이다.

남성마을회는 15일 담팔수 나무 아래에서 이별을 고하는 고사를 지냈다. 노인회를 비롯한 마을 자생단체와 지역주민 50여 명이 고사에 참석했다. 홍운익 천지동장도 직원들과 참석해 이별의 정을 나누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했다.

현성환 마을회장은 축문을 통해 그동안 마을 주민들과 벗이 되어준 담팔수 나무에게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도 마을과 함께 하기를 기원했다. 

“유세차,

남성마을회장 현성환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50여 년 동안 남성마을 삼거리에 우뚝서서 마을을 상징하고 마을의 평화와 번영을 지켜온 담팔수 나무에게 고합니다.

지구촌의 기후변화와 바이러스 수목병 전염으로 담팔수 나무 영양 상태가 불량하여 수액주사 등을 투입하여 지극정성을 다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수목전체가 시들어가는 광경을 매일 매일 대하는 저희들의 마음도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또한 마을이 번성하고 주변관광지 탐방객들의 증가로 인한 교통량의 증가로 인해서 비좁은 현재의 교차로 상태로는 수용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서귀포시청에서는 담팔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이식하고 회전교차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결정하였습니다. 남성마을과 동고동락을 해오면서 마을주민들과 서귀포시민들에게 벗이 되어 준 은혜를 감히 잊지 못하옵니다. 

오랫동안 남성마을을 지켜온 담팔수 나무가 다른 곳으로 이식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마을의 발전을 보살펴주시길 기원하면서 오늘 정성을 다해 음식과 술을 올리고 엎드려 고하노니 우리 모두의 뜻을 받아주시고 흠향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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