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제주어문학상 시상식 21일 열려, 시‧소설‧수필에 우수작 선정 수상

제1회 '제주어문학상 시상식'이 21일 열렸다 (사진= 강문혁 기자)

서귀포신문이 21일 오전 11시, 서귀포 CGI에니메이션센터에서 ‘제1회 제주어문학상 시상식’을 열였다. 서귀포신문 김성은 대표와 심사위원들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수상 작가의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김성은 서귀포신문 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김성은 대표는 “제주어를 보전하고 그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제주어문학상을 제정했는데, 올해 첫 해임에도 많은 분들이 좋은 작품을 발표해주셔서 공모대회를 잘 마무리했다”라고 전한 후 “관심 갖고 애써주신 작가와 심사위원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시(시조 포함)와 수필, 소설(동화, 희곡 포함) 등 3개 분야로 나눠 시상이 진행됐다.

소설분야에서는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고, ‘흰 종이꽃(동화)’을 쓴 강순복 작가와 오해(희곡)을 쓴 김가영 작가가 가작에 선정됐다.

#소설분야, 당선작 없이 가작 두 편

강순복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잃어버린 제주어를 찾고 보전하기 위해 혼이 나갈 정도로 썼다”라며 “오래 전 사용됐던 제주어가 내 작품을 통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게 기쁘다”라고 말했다.

감가영 작가는 “오래도록 제주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제주어로 작품을 잘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내가 쓰는 제주어는 제주어 전체의 10%도 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라며 “제주어는 무궁무진하고 매력이 가득찬 언어라는 사실을 세삼 깨달았다”고 밝혔다.

고시홍 선생은 심사평에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주어가 크게 왜곡되고 퇴색됐는데 이는 생활문화의 변화 때문이다”라며 “최근에 학교에서 제주어를 계승하려 노력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가영의 ‘오해’에 대해서는 “희곡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전개 과정이 매끄러울 뿐만 아니라 제주어에 대한 구사능력이 뛰어났다”라면서도 “다만 마무리 부분이 인상에 남을 만큼 더 다듬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강순복의 ‘흰 종이꽃’에 대해서는 “맛깔스럽고 풍부한 제주어가 은은한 감동을 자극한다”라면서도 “내용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데, 며느리의 구체적인 목소리로 환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시 분야, 강영란의 ‘모멀꼿 피다’ 선정

시부분에서는 강영란 시인의 ‘모멀꼿 피다’가 당선작에 선정됐다. 강영란 시인은 “타지역 사람들이 들으면 알듯 말듯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려웠다”라면서 “그래도 당선이 되어 영광이다. 심사위원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제주어를 보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리의 간판에서 제주어가 많이 쓰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양전형 시인은 심사평에서 “살아있는 제주어를 계승 보전하는 행사가 서귀포신문에 큰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250여 편 작품을 심사하면서 표준어 작품을 제외하고 여러 차례 심사를 거쳐 5명의 작품으로 경쟁을 좁혔다”라며 “문학성과 제주어 표기법 등을 검토해 ‘모멀꽃 피다’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꽃의 아름다움을 제주어로 표현하는데 특히 꽃이 피는 장면을 역설적이게도 ‘싸매짓’으로 표현해 긴장감을 높였다”며 “나머지 4명의 작품도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수필 분야, 고연숙의 ‘수월봉의 달’ 선정

수필부분에는 고연숙 작가의 ‘수월봉의 달’이 선정됐다. 고연숙 작가는 “제주어에는 프랑스어처럼 예쁜 단어들이 많아 제주어로 작품을 쓰면 감칠맛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이런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제주어에 빠져 공부를 해보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허상문 심사위원은 작품 선정과 관련해 “제주어 표기와 수필문학의 작품성, 두 가지를 평가기준으로 삼았다”라며 “‘수월봉의 달’이 제주어의 아름다움을 잘 살렸고, 문학의 미적 기본을 갖춘 작품이라는데 심사위원들이 쉽게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주어문학상을 통해 제주어가 지역언어에 갇히지 말고 세계언어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싸매짓 = 쓸데없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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