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지혜의 샘 8] 백성과 함께 성을 쌓고 백성과 지키면(築斯城也,與民守之)

滕文公問曰 滕,小國也,間於齊楚。事齊乎 事楚乎

孟子對曰 是謀非吾所能及也。

無已,則有一焉 鑿斯池也,築斯城也,與民守之,效死而民弗去,則是可爲也

등문공이 “등나라는 작은 나라입니다. 제나라와 초나라의 사이에 있으니 제나라를 섬겨야 합니까? 초나라를 섬겨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그러한 일에 관한 계책은 제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득이하다면 한 가지가 있습니다. 못을 파고 성을 쌓아 백성과 함께 지키는데 백성이 죽는다 하더라도 떠나지 않는다면, 이는 해 볼 만한 일입니다.”

※ 『맹자』, 동양고전연구회, 민음사, 2016

소개한 글은 맹자와 등(縢)나라 문공간 긴 대화의 첫 부분이다. 등나라는 춘추전국시대 BC11세기에서 296년 까지 존재했다고 전하는 나라다.

문공이 작은 등나라가 주변의 제(齊)와 초(楚)나라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느 나라의 속국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맹자의 답변이다. 맹자는 약소국이 다른 어떤 강대국에게 예속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답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하면서 꼭 살아남겠다면 자국의 방비를 굳건하게 하고 백성들과 일치단결해 자주국방을 준비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다. 이후에 맹자는 문공에게 인의(仁義)로써 나라를 다스릴 것을 주문하고 문공은 이에 따라 맹자의 왕도정치를 착실하게 실현한 어진 군주로 남았다.

우리나라는 건국이후 지속적으로 주변 강대국들의 위협 속에서 꿋꿋하게 생존했다. 때로는 일치단결된 국력으로 외세를 물리치고 때로는 현명한 외교술로 생존했다. 물론 일제 강점기 시련은 있었으나 어느 한 순간 포기함이 없었다.

최근 들어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적 위협과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일본과의 경제마찰 및 지소미아(GSOMIA) 협상 문제, 중국과의 미사일(THAAD)문제 등 주변국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맹자는 무조건적으로 부국강병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소국이지만 내적으로 강력한 준비를 갖추고 국민이 모두 일치단결한다면 결코 쉽게 타국으로부터 침범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오늘의 문장을 보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갖춰야할 가장 정확한 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이 일치단결하고 강력한 군비태세의 확립을 이룬다면 주변 강대국들의 위협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국민모두가 현명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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