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본부 23일 기자회견 후 서명인명부 제주도청에 제출, 서명인 명부만 7500장

운동본부가 23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수당 도입을 촉구했.(사진은 서귀포신문 고창건 이사)

‘제주 농민수당 조례제정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23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농민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 주민발의 청구인명부를 제주도청에 접수했다.

운동본부는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 협의회에 속한 대부분 단체가 아우러져 지난 8월 26일 발족했다. 지난 9월 10일 주민발의 대표청구인 접수를 하며 조례 제정에 돌입했다.

제주도청은 9월 24일, ‘청구인의 대표자증명서’를 발급했다. 운동본부는 10월 7일부터 본격적인 주민발의 청구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운동본부는 모든 농업인단체 회원들과 제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노력으로 70여일 만에 7500여장에 이르는 청구인명부를 작성해 오늘 제출했다.

운동본부가 등록한 수임인들은 각자 청구서명지를 트럭에 가지고 다니며 만나는 제주도민들에게 일일이 농민수당을 설명하며 청구 서명을 받아왔다. 특히 여성농민들의 서명운동은 모범적이었다고 전한다. 현진희 제주도여성농민회장은 도내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의 경우 농민수당이 농업경영체별로 지급되기 때문에 여성농민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라며 “운동본부가 제안한 조례는 농사를 짓는 농민이라면 누구나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했다”고 밝혔다.

농민수당은 현재 육지부에서는 대부분 자치단체가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대체로 기초자치단체와 광역단체가 예산을 분담하고 있는데,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지방소멸을 우려하는 호남권 기초자치단체들이 가장 먼저 도입을 서둘렀다. 전남 강진군·해남군·함평군·화순군, 전북 고창군이 이미 도입했고, 경북 봉화군도 시행중이다.

광역단체 차원에서도 전남도와 전북도는 내년부터 농민수당이 농민들에게 지급한다. 충남도와 충북도는 도의회에서 농민수당 조례를 다루고 있다.

운동본부는 23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에서 농민수당의 열풍이 부는 현실에서 이제 제주도가 농민수당을 실현해야 할 때이다”라며 “도정과 도의회는 농민들의 절절한 마음을 받아 오늘 부터라도 본격적인 농민수당의 구체적 시행방안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주도가 농민수당 조례의 시행이 한발 늦었을지는 몰라도 진정 농민이 요구하는 대로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이 지급되는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타지역에서 농민수당이 농업경영체 단위로 지급됐을 때의 문제를 의식해 “제주 농민수당 조례는 자기의 노력으로 경작하는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함을 명확히 하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차농이 60%를 넘는 현 상황에 직불금을 신청조차 하지 못하던 임차농의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실경작사실을 농가당 농산물 구입내역과 농산물판매 내역 등의 구비서류로 확인하고자 한다”라며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을 올바로 세워 위장자경하는 가짜농민과 서류상 허위농민을 골라낼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땀흘려 일하는 모든 제주 농민이 농민수당 지급에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농민수당이 지역화폐로 지급되어 제주도내 소상공인에게만 사용될 수 있도록해 제주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운동본부가 제안한 ‘제주특별자치도 농민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제8조(지급대상)에 신청년도 직전 3년 이상 제주특별자치도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고 있는 농민 가운데 ▲자기의 노력으로 경작하여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과 ▲기타 농민수당 심의위원회에서 지급 대상으로 인정하는 농업 종사자 등으로 명시했다. 다만, 실제 농업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과 신청 전(前)연도의 농업 외 종합소득금액이 3,700만 원 이상인 농가의 농민은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제9조(지급방법 및 지급액)에는 지급대상에게 월 10만 원의 금액을 균등하게 지급하되, 제주특별자치도 관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수단(지역화폐)으로 지급한다고 하면서도 도지사는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해당연도의 지급금액, 지급시기 및 지급방법을 다르게 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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