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지혜의 샘 10] 기교 많으면 이상한 일들 자꾸 일어나고(人多伎巧 奇物滋起)

天下多忌諱 而民彌貧, 朝多利器 國家滋昏,

人多伎巧 奇物滋起, 法令滋彰 盜賊多有

천하에 금기가 많으면 백성들이 더욱 가난해지고, 왕조에 리기(利器)가 많으면 나라가 더욱 혼란해지고, 사람들이 기교가 많으면 이상한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고, 법령이 많고 복잡하면 도둑이 점점 늘어난다.

道德經 57章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부탄의 아이들(사진은 pixabay 제공)

이번 주는 그동안 보아왔던 유학계열의 고전에서 벗어나 도교의 노자가 지었다고 전하는 도덕경(道德經)의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그동안 소개해왔던 유학계열의 문장들은 그 내용이 규범과 올바른 교육을 통해 선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고 좋은 세상을 열어가자는 의도였다. 그에 반해 도교의 중심인물인 노자가 작성한 도덕경은 사회가 혼란과 역경에 빠져 있을 때, 그 혼란의 원인이 인위(人爲)에 있다고 판단해, 편안하고 순리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위(無爲)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들을 담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문장도 살펴보면 사회가 규정과 법률을 복잡하게 정하고 국가와 그 구성원들이 복잡하게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사회를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물론 현대 사회는 노자 당시의 고대사회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세분화되어진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는 긴 시간을 삶아온 구성원들의 삶의 여정이 만들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지금의 사회에서 노자가 말했던 무위(無爲)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지라도 너무 개인주의화 물질 만능주의로 변해가는 사회에서 각각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욕심(慾心)을 조금씩 내려놓는다면 조금은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연말이 다가왔다. 최근 유행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의 의미를 떠올리며 우리 모두 조금의 여유를 찾아봤으면 하는 생각에 한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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