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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명 선생님, 혼저 오십서제주학의 선구자 나비박사 석주명(1)
서귀포신문(윤용택) | 승인 2020.01.05 23:30
석주명 선생.

석주명 선생(1908~1950)은 42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다. 그는 나비와 제주도와 국제어(에스페란토) 연구에 온 생애를 바침으로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불후의 업적을 남겼다. 그렇기 때문에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을 멸시하면서도 마라톤의 손기정 선수와 나비박사 석주명 선생은 부러워했다고 한다.

생전에 나비박사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학문적 인기와 명성을 떨쳤던 그가 사후에 학계는 물론 대중으로부터 갑작스레 사라졌다가 이병철의 ‘석주명 평전’이 나오면서 다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석주명에 대한 이야기가 초등 교과서에도 실렸고, 한국과학기술원 한림원은 그를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하였으며, 한국조폐공사와 우정사업본부에서는 그를 기념하는 메달과 우표를 발행했고, 그를 기리는 오페라도 여러 차례 공연되었다. 그래서인가 오늘날 석주명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이도 거의 없다.

나비박사로 유명했던 석주명은 누구보다 제주도를 잘 알았고, 사랑하였으며, 스스로를 반(半)제주인이라 하였다. 그는 해방 직전 2년 동안(1943.4~1945.5) 서귀포시 토평에 있던 경성제국대학 생약연구소 제주도시험장(당시 서귀포 사람들은 약초원이라 불렀다)에 근무하면서 제주도의 자연과 인문에 대해서 연구하고 많은 자료를 남겼다. 그는 ‘제주도방언집’, ‘제주도의 생명조사서’, ‘제주도문헌집’, ‘제주도수필’, ‘제주도곤충상’. ‘제주도자료집’ 등 6권의 제주도총서를 발간함으로써 제주학의 선구자로 불리게 되었다.

필자는 ‘석주명 평전’을 읽고 그를 사모하여 연구를 시작하였고, 석주명에 대한 글 한 줄, 자료 한 장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그의 삶과 사상을 정리하여 ‘한국의 르네상스인 석주명’을 펴냈다. 그리고 필자는 일찍부터 대중들에게 석주명을 알리기 위해 신문기고, 방송출연, 대중강연을 해오고 있고, 그의 업적을 학계에 소개하기 위해 논문을 발표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그를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훨씬 많다.

석주명은 최종학력이 일제강점기 고등농림학교를 나온 중등교사였지만, 노력과 실력으로 제국대학 출신 대학교수들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학자가 되었다. 요즘 학력보다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들은 하지만 그러한 실제 모델이 많지 않다. 따라서 석주명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교육자와 청소년들에게 학력이나 지위보다 노력과 실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석주명은 평양에서 태어나, 개성에서 배우고 가르쳤으며, 제주와 서울에서 연구하다가 한국전쟁 당시에 졸지에 희생되었다. 남과 북의 학자들이 석주명이 한반도 전역을 두루 탐사하고 남긴 수많은 자료들을 공동연구 한다면 민족의 화해와 화합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곤충학자이면서도 인문사회 분야에 많은 자료들을 남겼고 연구를 하였다. 따라서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들이 석주명의 자료들을 함께 연구한다면 분리된 우리 학계에 서로 소통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석주명은 세상이 제주도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할 때, 그는 제주도의 가치를 깨닫고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여 세상에 알렸다. 그를 기리기 위해 서귀포시 영천동에서 돈내코계곡을 따라 석주명나비길을 조성하였고, 최근에 석주명을 테마로 하는 농촌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석주명공원과 석주명기념관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제주학의 선구자 나비박사 석주명’ 연재가 서귀포시민들이 그의 위대함을 알게 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윤용택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귀포신문(윤용택)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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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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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각 2020-01-15 06:35:29

    '제주학 선구자'라는 말을 아무에게나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래서 국어사전에 '착각'이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우리 모두 정신 차려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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