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태욱 편집국장

SBS가 제작한 드라마 두 편이 화제다. 야구단을 소재로 하는 ‘스토브리그’와 시골 공공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낭만닥터 김사부 2’가 그것들이다.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지난달 13일에 첫 방송에 올랐다. 프로야구 만년 꼴찌인 ‘드림즈’ 구단에 새로운 단장이 부임하면서 벌이지는 일들에 대한 내용이다. 팬들이 더 이상 흘려줄 눈물마저 남아 있지 않은 꼴찌 구단에 부임한 단장은 남다른 방식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그런데 구단주 대리인은 구단 소유 재벌가의 조카이다. 구다주 대리인은 최근 성적을 근거로 선수단에 대폭적인 연봉삭감을 지시한다. 단장 이하 프런트 직원들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선수들과 연봉협상에 나서는데, 선수들은 크게 동요한다. 이 과정에서 비리로 퇴출된 직원은 에이전트를 자처하며 구단을 흔들어놓는다.

신임 단장에게 사방에서 압력이 가해지는데, 단장은 프런트 직원들과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첫 방송 시청률 5.5%를 기록했는데, 12월 21일에 방송된 4회분에서 10%를 넘은 11.4%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방송된 9회분에서는 15.5%까지 올라, TV시청률에서 종합 3위에 올랐다. 그동안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이적인 기록이다.

그런데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감히 넘보지 못할 정도로 날아가는 드라마가 있다. 역시 SBS가 제작한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전편과 같이 강원도 시골의 공공병원을 무대로 한다. 그런데 김사부와 간호사, 부장 등은 그대로인데 젊은 의사들이 교체됐다. 젊은 의사들이 시골병원에 오래 머물 수 없거나 머물지 않으려는 현실이 후편에 그대로 투영됐다.

역시 전편처럼 본원인 ‘거대병원’의 원장과 직원들은 돌담병원을 지원하기는커녕 방해나 비아냥으로 운영을 방해한다. 그래도 이 병원이 사람을 살리는 병원으로 남을 수 있게 된 것은 ‘김사부’라는 책임감 강한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의사는 젊은 의사들을 훈련시켜 진짜 사람을 살리는 의사로 키워낸다. 열악한 환경과 상급병원의 방해가 앞에 놓이는데, 김사부가 강단과 리더십으로 헤쳐갈 과제다.

지난 6일 방송된 1회분 시청률이 무려 14.9%였다. 전편의 인기 후광에 힘입었는데, 드라마는 그에 머물지 않고 14일 방영된 4회분이 19,9%를 기록하며 TV시청률 종합1위에 올랐다. 2016년 11월 첫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는 1회 9.5%로 시작해 6회(18.9%)를 지나 8회(21.7%)에서 처음 20%를 돌파했다. 최고 시청률 27.6%라는 기록도 남긴 바 있다.

두 편의 드라마는 같은 SBS가 제작했다는 점 말고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 한편은 야구단과 야구단 단장을, 다른 한편은 병원과 의사를 조명한다. 결국 조직의 속성과 리더의 역할을 주목하는 것이다.

야구나 의학은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럼에도 대중들이 두 편의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은 인간을 다루고 있다. 힘 있는 자들 앞에서 스스로 굽실거리고, 국물을 탐하는 게 보통의 세상사인데, 두 편의 드라마에는 굴종을 거부하는 리더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리더들은 단지 ‘소신’만 있는 게 아니라 동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뚜렷한 목표를 제시한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비굴해지기를 거부하며 풍랑을 헤쳐가기 위해 쇄신하는 리더가 있다면 외풍쯤은 넘어설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나 제주자치도가 처한 상황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희망 섞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 국제정세가 그렇고 국내 경기가 그렇다.

그런데 어렵다는 말은 많지만, 이를 헤쳐 갈 길을 제시하는 리더가 없다. 책임감은 고사하고 툭하면 국민과 주민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리더인 체 하는 이들은 많지만 실상은 리더가 없는 시대다. 시청자들이 두 편의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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