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농협 남제주지점 오은주 계장

농협 직원이 고객을 끝까지 설득해 보이싱피싱을 예방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서귀포농협 남제주지점 오은주 계장이다.

지난 13일 서귀포농협 남제주지점을 방문한 박모(51세. 여 서귀포)씨는 긴장한 얼굴로 자신의 입출금계좌 3개에서 전액인 약 1500만 원을 우체국계좌로 송금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금액이 500만원이상이면 고객사기예방진단표를 작성해야 한다.

진단표에는 ▲검찰 경찰 금융감독 직원이라고 전화를 받았느냐 ▲전화온 사람이 돈을 인출해 달라고 했느냐 ▲은행직원이 물어보면 가족에게 전세자금이나 사업자금으로 빌려준다는 등으로 대답하라고 지시했느냐 등 질문에 체크해야 한다.

 이에 박모씨는 이유를 알 수 없이 머뭇거리면서 고개를 갸우둥거린다. 많은 고객을 상대해온 오 계장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송금 이유를 자세히 물었다.

박씨는 “아침에 고급냉장고 구매를 안했는데 구매했다는 문자를 받아서 놀라, 문자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는데 상대방이 '사이버수사대가 고객님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한다. 그래서 당신이 모르게 냉장고를 구매하게 됐다. 지금 사이버수사대에 접수되고 조사하는 중인데 고객님 정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화 속 사람은 검찰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으며 연결된 전화 속 사람은 검찰 직원 누구라고 했다. 그리고 전화속 검찰 직원은 정보 유출됐는데 보호가 필요하다며 은행에 가서 타은행으로 입금하라고 말했다"라고 오 계장에게 전했다. 

오 계장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이다”라고 설명했지만, 박씨는 이 말조차 믿지 않았다. 이유는 전화 속 검찰직원이 농협직원도 관련되어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오 계장은 “우리는 여기서 계속 근무할 것이다”라면서 부지점장님 말씀을 들어 보라고 하면서 부지점장에게 안내했다. 이후 부지점장의 설명을 들을 후에야 박모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오 계장의 노련한 직장 경험과 고객에 대한 관심이 1500만 원 상당의 보이싱피싱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

오 계장은 “모든 직원분들이 이 업무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직원은 고객을 보호해야 할 의무도 있다. 특별한 일도 한 것도 아니고 칭찬받을 일을 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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