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1200톤 예산에 6400톤, 서귀포 1000톤 예산에 4448톤 신청, 예산 범위 5배 초과

수확을 앞둔 천혜향(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자치도는 올해부터 만감류 집중 출하로 인해 발생하는 가격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품질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도는 고품질 만감류(한라봉, 천혜향) 출하시기를 늦춰 첫 출하를 3월 이후로 계획하는 농가에는 인센티브로 ‘고품질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 지원금’을 1kg 당 500원씩 지원하되, 품질기준(한라봉 13브릭스, 산도 1.0%, 천혜향 12브릭스, 산도 1.0%) 이상 고품질 만감류 계통출하 농가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제주자치도의 발표에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가격하락으로 고전했던 한라봉과 천혜향 농가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서귀포시내 지역농협과 감귤농협이 장려지원금 신청을 접수한 결과 최근까지 718농가 한라봉 약 201만 5000kg, 천혜향 243만3000kg 등 총 444만8000kg을 신청했다. 제주자치도가 애초에 발표한대로 kg당 500원을 지원하면 서귀포 농가들에게만 22억2400억 원(도내는 32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자치도는 당초 제주시에 200톤(20만kg) 기준 1억 원, 서귀포시에 1000톤(100만kg) 5억 원 등 총 6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5배가 넘는 돈이 필요해졌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당초 마련한 예산 내에서만 지원금을 지출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도내 농민단체들은 제주자치도의 입장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하 농민회들)은 10일 성명을 내고 “제주농정은 고작 6억 원을 가지고 농민들에게 생색내려다가 그 마저도 당초 계획 물량보다 많은 총 6400여 톤의 물량이 신청되었다며 예산을 핑계 삼아 지원금을 줄이겠다며 농민들을 우롱한다”라고 비판했다.

농민단체들은 “노지감귤 가격 폭락으로 허물어져가는 농촌의 상황에 만감류의 폭락은 상상하기 힘든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라며 “제주도는 예산을 확보하여 당초 발표한대로 신청한 농가의 고품질 만감류에 대해 1kg당 500원의 출하조절 장려금을 틀림없이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농민단체들의 주장과 관련해, 한라봉과 천혜향을 대부분 3월에 출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행정기관이 사업을 집행할 때 예산을 초과하는 신청이 들어오면 예산범위 내에서 사업물량을 조절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당초 예상의 5배 정도의 신청이 접수됐다면 농가당 배정물량을 신청량의 20%씩으로 줄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예산을 현행보다 높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모든 농가가 3월 이후에 만감류를 출하한다면 이 또한 홍수출하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신청물량 전체에 맞춰 예산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