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우시장 열리는 서귀포시축협 가축시장

14일 서귀포시축협 가축시장에서 송아지 경매가 이뤄졌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서귀포시 지역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도 예외적으로 활기를 띠는 분야가 있다. 한우를 키우는 축산분야인데, 한우 도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소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아지가 거래되는 우시장은 활기를 띠고, 한우 농가들은 감귤산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지금은 한우밖에 기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서성로 국가태풍센터 동쪽에 서귀포시축협 가축시장이 있다. 14일 이곳에 우시장이 열렸다. 매달 15일에 이곳에서 송아지가 거래되는데, 15일이 휴일이라 하루 앞서 열렸다. 축산농가들의 표정을 확인하기 위해 14일 아침 가축시장을 방문했다.

이날 한우 89마리가 경매에 상장됐는데, 대부분이 수송아지들이다. 오전 8시경부터 농민들이 트럭에 소를 싣고 오면 축협 직원들이 이들을 우리 안에 가둔다. 소를 사려는 농민들은 소의 혈통과 월령 등 정보들을 확인하고, 외관을 살피는데 그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오랜만에 만난 농민들이 서로 반갑게 악수를 나누기도 하고, 직원과 조합원들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주변에는 축협 직원들이 자체 생산한 TMF 사료를 농가에 홍보하고 있었다.

남원읍에서 소를 키우는 오아무개(75)는 “감귤도 믿을 수 없고 지금 기댈 것은 한우밖에 없다”라며 “특히 나처럼 나이가 든 사람은 이게 최고다”라고 말했다.

농민들이 매입할 송아지를 고르는 장면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김용관 서귀포시축산농협 조합장은 “이곳에서 한 달 평균 한우 120두가 거래된다”라고 말하며 “나도 소를 100두 정도 키우는데 올해 가격이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육소 한 마리에 1000만 원씩 하기 때문에 상당한 매력이 있는 분야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일괄사육(송아지 생산과 비육을 병행)하면 농가에 상당한 수익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청년들이 꼭 해볼만한 분야인데 자본력이 없기 때문에 후계농을 위한 자금지원 등이 필요하다”말했다.

이날 시장에 나온 수송아지들은 대체로 최저입찰가가 340~360 만 원에 속했다. 9시 무렵에 축협직원이 경매개시를 알리자 그동안 송아지를 유심히 살펴본 농민들은 각자 정한 가격을 입찰신청서에 기록해 제출했다. 최저입찰가보다 100만 원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내는 농민도 보였는데 그만큼 비육소의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축협 관계자는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풍으로 중국 양돈산업이 무너졌기 때문에 전세계 쇠고기가 중국에 수입되는 실정이어서 국내에 수입되는 호주산·미국산 소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라고 “국내 한우 사육두수가 늘어나는 추세에도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소가 89두밖에 상장되지 않았지만 가축시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매매에 참여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시세를 확인하고 정보를 듣기 위해 경매를 관람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았고, 마침 양윤경 서귀포시장이 시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양윤경 시장은 축협 관계자, 농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시장 한 켠에 마련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농민들의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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