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문화원, 소농 오문복 편역 영주십경 시집 펴내

제주는 예부터 마치 신선이 사는 곳과 같다 하여 영주(신선이 사는 물가)라는 별칭이 붙었다. 조선후기 학자 매계 이한우(1818~1881)는 제주의 절경 중에서 열 곳을 골라 영주십경이라 칭했다.

영주십경은 성산출일(城山出日), 사봉낙조(紗峯落照), 영구춘화(瀛邱春花), 정방하폭(正房夏瀑), 귤림추색(橘林秋色), 녹담만설(鹿潭晩雪), 영실기암(靈室奇巖), 산방굴사(山房窟寺), 산포조어(山浦釣魚), 고수목마(古藪牧馬)를 일컫는다.

한 지역의 풍광을 자랑하면서 그 경치를 읊은 명문을 내보이지 못하면 문사의 내왕이 없다. 정민수가 박연폭포시를 지음으로 박연폭포를 모르는 이가 없게 된 것처럼 말이다.

매계는 열곳 이름을 성산출일(성 같은 산에 솟아오르는 해. 일출이 아님), 사봉낙조(비단을 편 봉우리에 지는 노을)와 같은 시어로 이름을 지어 붙이면서 대구까지 맞췄다.

매계 이전에도 제주의 경치를 시를 읊은이들도 있다. 야계 이익태(1694년 도임), 순종때의 오태직 등이 있다. 매계 이한우와 같은 시대의 응와 이원조는 사계절에 따라 지고 뜨는 곳에 제주의 특유의 경치가 있음을 나타내는 시로 제주의 절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귀포문화원이 영주십경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펴냈다. 이 시집은 한학자인 소농 오문복 선생이 편역했다. 영주십경 시집은 선인들이 절경을 노닐던 풍류를 매계의 원운에다 제가의 십경시를 모아놓았다. 그리고 매계선생문집과 제자음영집 등 여러문헌을 대조해 필사본의 오사를 바로잡고 속사를 정자로 고쳐썼다. 또한 역초(譯草)의 어투를 바로잡아 고루함을 덜었고 제주문화재 증보판에서 영주십경에 대한 글로 현대인이 영주십경을 이해하도록했다.

소농은 ‘제주가 바다속의 신선마을이어서 가는 곳마다 펼쳐지는 빼어난 절경은 관동팔경, 소상팔경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선인들이 주옥같은 시로 그를 입증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어 천하의 재가가인들을 불러들이지 못하였을 것이다’라며 옛 시인들을 떠올렸다.

소농 오문복 선생은 성산읍 신풍리 출신으로 한학자이며 서예가이다. 그리고 영주풍아 외 다수의 저서 및 역서, 편역을 했다. 

시집은 비매품이며 문의는 전화(733-3789)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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