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기술원 2년간 시험재배 통해 올리브 노지재배 적합성과 품종특성 조사할 계획

고승찬 팀장이 4년생 버달레 품종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농업기술원이 재배한 올리브 열매(사진은 제주농업기술원 제공)

신화에 나오는 여신 아테나는 도시의 수호신이 되기 위해 포세이돈과 힘을 겨룰 때에 도시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올리브나무를 선물로 증정했다. 도시 사람들은 포세이돈이 선물한 바닷물을 대신해 여신 아테나가 가져다준 올리브나무를 선택했고, 그녀는 이 도시의 수호신이 됐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는 여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올리브는 여신의 선물이다.

아테네 사람들은 올리브나무를 농지에는 물론이고 도심에서도 가로수로도 심는다. 성목으로 자란 올리브나무는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도록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아테네 시민들은 여름에 수확한 올리브 열매로 가을에 기름을 짜고 그 기름을 이용해 불을 밝히거나 몸에 바르고 음식에 사용한다.

제주농업기술원(원장 정대천) 뒤쪽 시험포장에는 여신이 선물로 가져왔다는 올리브나무 1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대략 3~4년생 나무들인데, 키가 큰 것은 사람 키의 두 배에 이르는 것도 있다. 제주에서 자라는 귤나무와 비교하면 대단히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제주농업기술원이 새로운 소득작목을 발굴하기 위해 재배하는 나무들이다. 제주농업기술원은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12종의 올리브 품종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시험재배를 진행할 계획이다. 각각의 품종이 노지재배에 적합한지 여부와 착유, 절임 등에 대해 적합한지 등을 확인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웰빙 기조에 따라 최근 국내에는 올리브유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올리브 오일에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됐기 때문이다. 수입량도 2010년 1만1000톤에서 2019년에는 1만9000톤으로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최근 코로네키, 프론톨로 등 5품종의 올리브가 제주에서 노지재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의 경우, 소도시인 소도시마에서는 올리브섬이라 불릴 정도로 관광작물로 올리브가 육성 재배되고 있다는 점도 파악했다. 소도시마의 올리브는 체험관광 대상이 됨은 물론이고 기름, 피클 등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내에는 현재 조천읍 와산리와 대정읍 구억리 등에서 두 농가가 이미 올리브를 재배하고 있는데 농업기술원은 그동안 국외 올리브 관련 문헌을 조사하고 도내 재배자료 등을 수집했다. 4년 전부터는 기술원 포장에 묘목을 식재하고 과수의 특성 등을 관찰했다.

고승찬 아열대과수팀장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리브는 노지재배에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기농재배에 적합하고 경영비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비가 많이 내리면 웃자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뿌리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이랑재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승찬 팀장은 “올리브는 열매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수확에 인건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라며 “단순히 열매를 수확하는 것 말고도 체험농장 등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리고 “올리브 가운데서도 버달레의 경우는 열매 크기가 작은 대신 착유율이 높고, 네바지로 블랑코의 경우는 열매가 큰 대신 착유율이 낮다”라며 “품종별로 생육특성과 열매의 효용 등을 상세히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농업기술원은 시험연구 포장에서 코달레키, 버달레, 루카, 미션, 아르베퀴나, 네바지고 블랑코 등을 포함해 12품종에 대해 생육, 과실 특성, 착유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2년간의 시험연구를 통해 기름, 절임 등 용도별 적정 품종을 선발해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에게 품종 선택자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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