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1리 어촌계, 7일 수신제 지내

위미1리 어촌계 수신제(사진은 장태욱)

위미1리 어촌계가 7일 오전, 어촌계사무실에서 수신제를 지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는 상황을 의식해 위미1리 어촌계는 손님도 초대하지 않았다. 심방과 해녀들만 모여 조촐하게 지냈다.

과거 제주해녀들은 생업을 위해 물속에서 고된 작업을 했다. 작업도중 파도에 휩쓸리거나 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는 사고도 다반사였다. 해녀들은 바닷가에 해신당을 조성하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수신제를 지낸다.

그런데 최근 해녀들을 위협하는 게 물질만 있는 게 아니다. 오토바이 사고가 나기도 하고, 가족간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또 최근 발생한 코로나19도 해녀들에게는 걱정거리다.

김연희 큰 심방이 북을 두드리며 해녀들을 위해 큰 소리로 비념을 읊었다.

“코라나19 걸리게 말아줍서. 시국이 어수선할 때난 위미리 모슬에 살인사건 나지 안하게 해줍써. 좀수덜 심근경색 뇌경색 걸리지 말게 해줍써. 구쟁기로 전복으로 망사리가 고득하게 해줍써. 바당에 톨(톳)이 고득 나게 해줍써.”

큰 심방은 해녀들의 소망을 담은 비념을 30분 넘게 읊었다. 그리고 큰심방은 비념이 끝난 후에 엽전을 던지는 의식을 시행한 후 해녀들에게 “용왕님이 기도를 다 받암신디, 올해랑 아니고라랭 허지 말앙 다덜 맹심헙써”라며 “해녀님들도 계장님도 몸이 좋지 안 헌난 맹심허랜 햄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번에는 상좀녀들만 맹심허랜 햄신디 올해는 상좀녀·중좀녀·하좀녀 다 맹심허곡, 바당에 들어가도 막 욕심부리지 말앙 맹심허랜 햄수다”라고 말한 후 “배덜도 불에 맹심허랜 허곡 술도 조그마니 먹으랜 햄수다. 나 아니고라랭 허지맙써”라고 말했다. 해녀들은 심방의 당부에 모두 “예”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넋들이 예식(사진은 장태욱 기자)

그리고 수신제 말미에 소미심방이 현승호 어촌계장을 위해 넋을 들이는 예식을 거행했다. 소미심방은 “우리 인간은 백 살이 나도 넋 나가맨 넋 들이는 겁니다. 산중에 떨어진 넋, 바당에 떨어진 넋, 넋 돌아옵써. 저바당에 들곡나곡허멍 떨어진 넋, 서낭으로 들곡나곡헐 때에 떨어진 넋, 넋 돌아옵써 부부간에 싸움허멍 떨어진 넋, 넋 돌아옵써. 현 씨 조순이외다. 지꾸섬에 좀수덜 시껑 댕기멍 떠러진 넋, 어떵허민 좋고. 5년 전에 김씨 좀녀 인간 종명허난 숨이 바들바들해연, 가슴이 탕탕.. 그때에 저 바당에 떨어진 넋, 넋 돌아옵써”라며 넋들이 예식을 행했다.

5년 전 위미1리 해녀들이 지귀도 인근에서 물질을 할 때 70대 해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승호 계장이 시신을 배위로 건저올린 후 인공호흡을 했으나 안타깝게도 해녀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위미1리 해녀들은 당시 현승호 계장에게 트라우마가 남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 수신제가 있을 때마다 심방에게 특별히 넋들이 예식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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