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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제 첫날, 마스크 구입 실패하고 비바람에 쫄딱 젖었다
설윤숙 객원기자 | 승인 2020.03.10 17:36
@일러스트 배정식

“마스크 사려고 줄 서는 게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큰 거 아닌가요? 아침부터 번호표 받자고 줄 서고 줄 서다가도 마스크 재고 수량이 없다고 돌아가라 하고...”

어느 뉴스에서 본 인터뷰의 내용이 생각났다. 인터넷 맘까페에서도 하루에도 마스크와 관련된 여러 개의 글이 올라온다. 마스크 사기에 성공했냐고. 어디 약국을 가야 하냐고. 마스크 사기에 성공한 이들에게는 부러움의 댓글이 달린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대란은 여전하다. 사실 이 사태가 언제쯤 끝이 날까 막연함에 불안감은 더 커지는 듯하다.

마트나 우체국 등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끝없이 줄을 서야 했던 국민들의 불만은 쌓여만 갔다.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공적 마스크 판매와 배부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최대한 공평하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정부가 내어놓은 것이 특정 구매자의 사재기를 막을 수 있도록 약국의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을 이용한 마스크 판매 5부제. 여러 방송 매체와 행안부에서 보내는 안전 안내 문자 등으로 5부제 시행에 대한 내용은 숙지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이 아닌가 어느 정도 이해도 간다.

그러나 슬며시 생기는 궁금점. 과연 전국의 약국에 공적 마스크가 몇 개나 입고가 될 것인가? 월요일에 해당하는 1과 6의 주민등록번호 끝자리를 가진 주민의 수는 파악이 되는 것일까? 여기에 더해 대리 구매자까지 더해진다면 판매 개수를 몇 개나 예측해 약국마다 입고가 될까? 과연 5부제를 시행하면 ‘마스크 대란’으로 하루 종일 마스크 사기 위한 줄 서기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월 9일부터 시행된 마스크 판매 5부제. 필자의 식구는 3명. 다행히 남편과 나는 월요일. 08년도 태생인 딸 아이는 수요일이다. 세 식구의 마스크를 사기 위해 5부제 시행에 맞추려면 일주일에 두 번 약국을 방문해야 한다. 그나마 식구 수별로 각각 요일이 다르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9일인 오늘부터 시행된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동네 약국 두 군데 전화했다.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을 물어보자 A약국은 저녁 8시, B약국은 오후 5시라 한다. ‘왜 판매 시간이 다를까, 제주라서 물량이 입고되는 시간은 차이가 없을 듯한데...한 곳에서 못 사면 시간 간격을 두고 다른 약국으로 가보라는 것일까’ 혼자서 궁금증이 생겼다. 마스크 대란으로 약국 근무자들도 참 힘드시겠다 생각하며 하루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수십 통이 올 터인데 그래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오후 3시 40분에 제주도에서 보내온 안전 안내 문자에는 오후 5시부터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아침에 약국에 전화해 확인한 내용으로는 약국마다 판매 시간이 다른 듯한데, 왜 도에서는 일괄인 듯 오해할 수 있는 이런 내용의 문자를 보낼까.’ 또 생각하게 된다.

5부제 시행을 맞추려면 시행 첫날인 9일 오늘. 월요일에 마스크를 사야 한다. 5부제 시행 전 뉴스에서 본 내용으로 ‘자기가 해당하는 평일 요일에 맞추어 마스크를 사길 권한다. 주말이면 평일에 맞춰 사지 못한 사람들이 몰려 마스크를 사기 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이 생각났다. 퇴근 시간이고 마스크 구매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 질 몰라, 약국 앞에 정차하지 않고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금 걸어서 약국을 찾았다. 비가 제법 오고 바람도 꽤 불어 우산을 쓰고 있어도 겉옷이 흠뻑 젖었다. 아침에 전화했던 A약국. 혹시나 제주도에서 온 문자를 보고 판매 시간이 5시일까 하는 마음으로 찾았으나, 약국 앞에는 친절하게 밤 8시부터 판매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 400여m 떨어진 B약국을 찾았다. 시간은 5시 50분경. 약국 앞도 안도 너무 한산해 의아해하며 약국에 발을 들이니 두리번거리는 나에게 약사님이 친절히 말씀하셨다.

“오늘 마스크 판매 끝났어요.”

“죄송하지만 오늘 마스크 입고가 몇 개였나요?”

“250개가 들어왔는데 4시 정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어요. 5시 좀 넘어 판매는 끝났어요. 250개가 들어와도 중간에 줄 선 사람이 대리 구매도 하고, 판매 수량 예측이 쉽지 않아요”

6시경이였으니, 처음 방문했던 A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8시까지 기다릴 순 없었다. 비바람에 옷만 흠뻑 젖은 채로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5부제 시행으로 그래도 마스크를 못 사지는 않겠지’ 혹시나 하며 기대했던 마음은 부질없었다. 수요일에는 08년생인 딸 아이의 마스크 사기를 시도 해야한다. 월요일 5부제에 실패한 나는 주말에 다시 마스크 사기 전쟁에 돌입해야 할 듯하다.

설윤숙 객원기자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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