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일제강점기 교사로 부임, 학생들 만주와 제주로 보냈다제주학의 선구자 나비박사 석주명(8) 화려했던 송도고보 교사시절
서귀포신문 | 승인 2020.03.11 09:46

석주명은 1929년 3월 가고시마고농 유학을 마치고 자신의 꿈을 꽃 피우고자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함흥의 영생고보 생물교사로 부임하여 2년간 재직하였다. 그리고 그는 1931년 3월 송도고보 스승이자 가고시마고농의 선배였던 원홍구가 평안남도 안주공립농업학교로 전근하자 모교인 개성 송도고보에 전근하였다.

원홍구는 1911년 가고시마고농으로 유학한 후 농업시험장과 수원고등농업학교에서 근무하다가 1920년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 교사로 부임하여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냈는데, 석주명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원홍구는 초기에는 식물학에 뜻이 있어 국내는 물론 대만까지 원정하여 식물채집을 하였으나, 송도고보 교장인 스나이더(L. H. Snyder)의 권유와 도움으로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우리나라의 새들을 채집하고 연구하였다. 그는 1931년 안주공립농업학교로 옮겨 본격적인 조류채집을 하여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류학자가 되었다.

석주명은 스승인 원홍구를 뒤이어 1931년 3월부터 1942년 3월까지 11년간 개성의 송도고보 생물교사로 근무하면서 나비를 채집하고 연구하였다. 개성은 7과 132종의 나비를 볼 수 있는 곳이었고, 당시 송도고보에는 신식 장비를 갖춘 과학실험실들이 갖춰져 있는데다, 명문학교여서 전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학생시절부터 석주명을 잘 알던 미국인 선교사 스나이더가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스나이더는 석주명의 나비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나비연구에 뜻을 둔 석주명이 나비연구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개성의 송도고보에서 교사로 근무하게 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

석주명이 교사로 부임하던 1931년 당시 송도고보는 5년제로 전교생이 460명이었고, 대부분 개성시내 학생들이었지만 인근의 황해도와 경기도뿐만 아니라 멀리 평안도, 함경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었다. 당시 송도고보는 석조로 된 본관, 박물관, 박물교실, 이화학교실, 계단식 석조강당, 전천후체육실, 수영장, 기숙사 등과 교원주택, 농장, 운동장 등의 시설을 갖춰 중등학교 수준으로는 아시아 최고를 자처할 정도로 웅대한 캠퍼스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박물관에는 식물표본 2,000여종, 동물표본 2,500여종, 광물표본과 인체골격표본을 갖춰져 있었고, 박물교실에는 현미경이 놓여 있는 학생 2인 1대의 실험 관찰용 책상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화학교실은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사진 계단식 대형교실로서 실험대를 겸한 책상을 배열하였으며, 초대형 실험대를 겸한 교탁을 내려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체망원경까지 갖추어서 당시로선 보기 드문 시설을 자랑하였다. 학생들은 한 교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지력교실, 물리화학교실, 생물교실 등을 돌아가면서 공부하였다.

송도고보는 전인교육을 강조하면서, 종교부, 학예부, 과학부, 산악부, 체육부, 음악부, 미술부 등 특별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1930년대 초에 시작된 산악부는 개성 근처의 산이나 명승지를 순례하는 등 취미활동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석주명이 지도한 1936년부터 뚜렷한 목적을 갖고 부원을 남북별로, 고향별로 편성해서 방학 중에 북으로는 만주, 남으로는 제주도, 동으로는 울릉도까지 전국의 유명산을 탐사하였다. 산악부와 과학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동식물채집도 하면서 석주명의 나비채집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송도고보는 특수한 곤충류나 이색적인 식물과 같은 생물표본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가 되었다.

 

서귀포신문  sgp1996@hanmail.net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귀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63579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7942   |  제보 및 문의 : 064-763-4556/4455  |  팩스 : 064-763-4457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제주 아 01006  |  등록일 : 2006년 7월 26일  |  발행인 : 김성은  |  편집인 : 장태욱
상호 : 서귀포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16330  |  개인정보책임자 : 양용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용주
Copyright © 2020 서귀포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