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카지노 외국인 고객 유치 전무 객실 가동률도 급락, “관광진흥기금 면제 혹은 유예해야”

신화월드 리조트(사진은 오성희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산업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카지노와 리조트 등은 아사 직전에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관광과 유통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놓인 사업에 대해서는 긴급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해서는 별반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내 카지노 업계는 매년 관광진흥기금으로 수백억 원을 납부했는데도 정부가 위기상황에서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는 업계가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랜딩카지노는 상시근무자가 1600여 명에 이르는 도내 최대 고용사업장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서도 도내 최대 규모다.

랜딩카지노가 지난 1월에 올린 매출은 102억7701만 원인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달 매출실적은 31억84만원에 그쳤다. 전달에 비해 70%가 감소한 규모다. 국제 포커 토너먼트도 취소되며 1일 200명 이상의 VIP 고객을 유치할 기회도 무산됐다. 2000실 이상 운영되는 리조트 부문 투숙률은 하루 평균 10%에도 못 미쳐 한 달 누적된 객실 취소 건수의 총액이 35억 원을 넘었다. 2월 한 달, 단지 내 호텔 매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78% 감소했고, F&B(식음)과 테마파크 매출도 각각 45%·84% 동반 추락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달 4일부터 외국인 무사증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되면서 카지노업계에 위기가 가중됐다. 경계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3일 이후 이달 17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5912명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3905명보다 93.7%나 급락했다. 내국인도 76만339명으로 50.3%나 줄었다. 게다가 지난 14일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운항되는 국제선 모든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신화월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고객유치 실적이 전무하고 객실운영도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라며 “가까스로 직원들 임금을 주는 상황이어서 관광진흥기금 납부도 어렵다”라고 밝혔다.

카지노 업계는 매해 전년도 매출의 최대 10%까지 관광진흥기금을 납부한다. 업체들이 납부한 기금은 관광업계 소상공인들을 위해 특별융자지원금으로 사용된다. 랜딩카지노가 지난 2018년 제주 전체 카지노 매출액의 75%를 기록했데, 2018년과 2019년 두 해동안 납부한 기금이 430억 원을 넘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업계가 위기에 처하면서 도내 8개 카지노 중 2곳은 이미 휴업에 들어갔고 나머지 6개 업체도 단축 운영 및 인원 감원 절차에 돌입했다. 카지노업계는 그동안 제주 관광 발전에 기여한 점을 들어 관광진흥기금 납부 유예 또는 감면, 산업용 전기세 적용 등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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