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공판장 낙찰가 kg 당 1000원~1500원 전망

조생양파 수확이 한장이다.(사진은 오성희 기자)

대정읍 영락리 이정식 씨 농장에서 인부 10여 명이 양파 수확에 분주하다. 고사리장마라 불리는 제주의 봄 날씨는 언제 비를 몰고 올 지 불안하다. 농부들의 손놀림이 바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씨는 대정읍 일대에서 11만8800㎡(3만6000평) 규모 농지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다. 올해는 지난 17일부터 양파 수확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1일 첫 수확을 한 것과 비교하면 보름 가까이 이른 출하다. 지난 겨울, 제주의 날씨가 유래 없이 포근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올해 제주산 양파는 포전거래로 3.3㎡ 기준 1평당 1만2000원 안팎에 거래됐다. 이 씨는 “병든 양파도 있고, 쌍구가 생기기도 했지만 올해 양파는 그런대로 지어졌다”라며 “수확량이 평당 25kg 정도 나오는데 이 정도면 농민들이 포전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9년에는 월동기 기온이 비교적 따뜻하고 구비대기에 기상호조가 지속되면서 조생종 양파의 단수는 역대 최고치인 7590kg/10a였다. 올해는 그보다 조금 줄어 6633kg/10a에 이를 전망이다.

17일부터 28일까지 수확한 양파를 전국 지방 도매시장으로 보냈는데, 평균 낙찰가를 1kg으로 환산하면 1000원 안팎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이 씨는 “양파 5톤 한 컨테이너 기준으로 작업비와 운송비, 경매 수수료 등으로 200만 원이 든다”고 했다. 1kg 기준으로 작업비와 물류비가 평균 400원이 소요된다는 말이다. 지난주까지 도매시장에 상장한 양파의 농가 수익이 1kg 당 600원에 달한다.

양파를 실은 트럭(사진은 오성희 기자)

이 씨는 30일 이후 수확한 양파는 서울 가락동농산물도매시장으로 보내고 있다. 4월 1일에야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지방보다는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전남 무안에서 생산된 하우스 양파가 가락동시장에서 1kg 당 1500원 선에 거래된다고 하는데, 그와 비슷한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양파농가에도 코로나19가 충격을 가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양파 가운데 알이 굵은 것들이 음식점용으로 고가에 거래되는데, 최근 요식업이 불황을 맞아 굵은 양파가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 씨는 “최근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잦아 양파 알이 점점 굵어지는데, 찾는 이들이 별로 않으니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양파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인당 소비량은 1990년대에 15.7kg, 2000년대에는 21.9kg, 2010년대 28.4kg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2년간(2018~2019년) 1인당 양파 소비량은 30.7kg 내외를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조생양파 수확량이 16만9000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21만7000톤보다 4만8000톤, 평년 19만1000톤보다 2만2000톤 줄어든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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