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2016, 김영사)

책의 표지

UN에 가입한 190여 개 나라가 있다. 이중 스위스나 네덜란드처럼 자원이 부족해도 훌륭한 기업을 육성해 부를 일구는 나라가 있는 반면, 콩고나 수단, 모잠비크처럼 가난하고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무엇이 나라를 부유하게 혹은 가난하게 만들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까? 인류는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서 조화롭게 생존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2016, 김영사)는 인류에 던져진 이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을 주는 책이다. 책은 총 7개의 문제를 던진 후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세 가지 테마다.

■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

우선 지리적인 요인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아프리카 잠비아의 경우, 열악한 기후로 농업생산성은 낮고 공중보건은 열악하다. 사업장비는 쉽게 부식되고 육지에 둘러싸인 입지조건으로 바다로 진출할 수 없다.

거기에 황금과 석유, 값비싼 열대 활엽수처럼 천연자원의 은덕을 입었다면 역설적이게도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천연자원을 독차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란과 분리 독립운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천연자원은 부패와 비리를 조장한다.

■중국은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가?

중국은 거대한 땅, 다양한 곡물·가축, 많은 인구 등을 거느린 나라다. 일찍이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비슷한 시기에 농경과 도구 등을 사용했고, 문자를 발명했으며 제국을 탄생시켰다.

중국의 영락대제는 콜럼버스가 1492년 원정을 떠난 것보다 80년 이상 앞선 시기에 정화의 원정대를 대양으로 파견했지만 대양 원정에서 유럽에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유럽은 다양한 정치단위로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했던 반면 중국은 황제 1인이 모든 것을 결정했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이 불가능했다.

역사의 거울로 미래를 비추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재 중국은 공산당에 의사결정이 집중된 반면 유럽이나 미국은 여러 단위로 분할됐다. 중국이 장기적으로 유럽이나 미국을 추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예측 가능하다.

■세계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들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기후변화, 불평등, 환경자원의 파괴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이 감축을 위한 협정을 맺기만 하면 줄일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의지가 부족한 반면,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인류는 앞으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자원을 황폐화하고 환경을 고갈한 대가로 극심한 기후변동과 에너지난에 직면하고 있다. 부유한 국가의 국민들은 비만과 당뇨로 건강을 위협받고, 가난한 나라는 기아에 시달린다.

개인과 국가의 무한경쟁이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 촉매가 될까? 현재의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 인류에게 이로운가?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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