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홍동 '김수한무... 바둑이는 돌돌이' 식당
남주고등학교 북쪽에 위치한 돌돌이라는 식당에서 점심 특선으로 2시까지 고기와 냉면을 8천원에 판다기에 식당을 방문했다. 이름이 특이해서 강아지 이름을 따서 식당 이름이 돌돌이인가 싶었다.
식당 입구에서 누렁이 한 마리가 호객행위를 하듯 꼬리를 치며 손님을 반겼다. 나름의 규칙이 있는 듯 입구에서 손님을 반기면서도 식당 안까지 따라 들어오진 않았다.
테이블에 앉아 비빔냉면과 물냉면을 하나씩 주문했다. 냉면을 주문하면 항상 같이 나오는 게 식초와 겨자 소스인데 흔히 보던 플라스틱 양념통이 아니라 유리병에 담긴 식초와 겨자 소스가 제공됐다. 병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왠지 모르게 고급스러워 보였다.
잠시 기다리니 고기가 먼저 나왔다. 냉면에 고기를 같이 준다고 해도 고작해야 몇 점이겠거니 했었는데 의외로 고기가 푸짐했다. 고기는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굽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칠레산 돼지 목살을 사용해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비빔냉면엔 차가운 육수가 같이 나왔다. 육수 맛만 봤을 때 맛이 강해서 개인적인 입맛엔 맞지 않아 조금만 넣었더니 냉면의 양념 맛이 너무 강했다. 오히려 육수를 많이 넣으니 괜찮은 맛이 돼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보통 면을 다 먹기도 전에 고기가 바닥나기 마련인데 고기가 워낙 푸짐하다 보니 면을 다 먹고도 고기가 남았다.
다 먹고 나서 돌돌이라는 식당 이름이 특이해서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지인 교수님께서 가게 음식을 먹고 장수하라는 의미에서 지어주셨다고 한다. 돌돌이에 왜 장수의 의미가 있나 싶어 다시 물어보니 식당 입구를 보여주었다. 식당 입구에는 옛날 코미디 프로에서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으로 나오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중략) 바둑이는 돌돌이’가 적혀 있었다. 그제서야 왜 장수를 뜻하는지 이해가 갔다. 처음에 강아지 이름 같다고 생각한 게 맞긴 했는데 이런 뜻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식당 입구의 누렁이는 나가는 손님에겐 관심이 없는지 팔자 좋게 잠을 청하고 있었다.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낮잠 자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진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동홍로 355
연락처: 064-733-7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