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직의 음악칼럼16] 제주국제관악제 및 콩쿠르

오승직 지휘자/ 음악칼럼니스크
오승직 지휘자/ 음악칼럼니스크

올해도 어김없이 관악의 계절, 뜨겁고 열정적인 여름, 8월이 찾아왔다. 예년 같으면 제주의 온 거리가 제주국제관악제와 제주국제관악콩쿠르를 알리는 홍보물들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조용히 개막을 알리고 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하니 외국 연주자들을 초청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국내 연주자나 단체들로만 행사를 치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제주국제관악콩쿠르도 1차, 2차 예선은 대면으로 할 수 없고 온라인으로밖에 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으로 인함이니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모든 행사 일정은 강력한 방역 시스템에 맞춰 진행한다고 한다.

자료를 보니 전문 관악단, 군악대, 합창단, 동호인 관악단, 대학, 청소년 관악단 등 총 36팀 1281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그중 손풍금인 아코디언 앙상블, 제주어인 생이소리 앙상블 등 독특한 참가 팀이 눈에 띈다.

공연은 제주아트센터, 제주도 문예회관, 서귀포 예술의 전당, 천지연폭포 야외 공연장, 탑동해변공연장, 제주 돌문화공원, 예술 곶 산양, 사려니숲 야외무대, 서귀포관광극장, 자동차 피아노 박물관, 칠성로 특설무대 등 제주 전역에서 8월 8일부터 1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의 회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관악예술제다. 한국 국적 참가자 중 2등 이상 입상자에게는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매우 권위 있는 콩쿠르이다. 원래는 모든 참가자가 제주에 입도하여 합숙하면서 1차, 2차 예선을 치러야 하지만 올해도 작년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정을 온라인으로 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17개국 255명이 젊은 연주자들이 참가해 열정적이고 불꽃 튀는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제주 옛말에 ‘동네 심방 나무린다’ 라는 말이 있다. 성경에도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친척과 자기 집 외에는 존경을 받지 못함이 없다.’라는 대목이 있다. 어쩌면 더 귀하고 더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갖고 있으면서 그 가치를 알지 못하고 소홀히 하는 안타까움을 말하는 것 같다. 제주국제관악제와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이미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음악 축제 및 콩쿠르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 도민들은 그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지점이지만 예산 문제가 있다.

제주국제관악제와 콩쿠르는 제주의 음악인들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콘텐츠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하다. 아마도 수백억을 들인들 전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이런 거대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제주는 이것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음악인들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오스트리아 짤쯔부르크음악축제같이 키워야 한다. 전 세계인들이 찾는 축제로 키워야 한다. 매년 8월이면 전 세계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관악제 및 콩쿠르로 인해 제주를 방문하도록 키워야 한다.

요즘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다. 어쩌면 이게 제주 관악 올림픽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제주국제관악제 및 콩쿠르의 세계적으로도 권위가 높다는 의미이다. 전 세계 관악인들은 제주국제관악제 및 콩쿠르에 참가하길 기대한다. 참가를 꿈꾼다. 필자는 더 많은 홍보와 정교한 시스템 구축으로 언젠가는 제주에서 관악올림픽이 개최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오승직 지휘자/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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