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방적인 홍보는 금물

민주사회에서 국가정책이나 기관·단체의 시책 추진 상황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 왔다. 정부기구에도 공보부서가 따로 독립돼왔고 각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사기업에서 조차도 홍보부서를 두어 자신들을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정보가 폭주하고 신속성을 요구하다 보니 진위를 제대로 가리지 않고 사실과 다르게 홍보되는가 하면 통치의 수단, 혹은 자신들의 일을 정당화하는 일방통행식 홍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반인들이 홍보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들의 잘한 점만 알리는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어 객관성을 유지하며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알리는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등장했다. 서귀포시가 최근들어 서귀포시정에 대한 대주민 홍보에 박차를 가할 모양이다. 서귀포시정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가 적다는 본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태도로 보아 바람직스런 일이다. 그동안 서귀포시는 시민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대형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월드컵 유치를 비롯 워터프론트 개발, 서불과지 유적 정비, 경쟁력 있는 지역경제 육성 등 시민들간 찬반 양론이 나눠지는 사업들도 많다. 그러나 시민들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은 등한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집약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사업 효율성이나 추진력에 탄력이 붙고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본사가 지난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적어 주민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월드컵의 경우에도 80%를 넘는 주민들이 서귀포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준비상황에 대해서는 47%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해 홍보가 부실했음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환경·시민단체와 대립을 보이고 있는 워터프론트 개발 계획도 44%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도 환경보전 및 면적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치밀한 사전 작업이 이뤄져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이번 여론조사가 객관성을 중시한 만큼 시정에 반영할 때는 보다 세밀하고 확실한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일방적인 홍보가 이뤄져서는 안되겠고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태도로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냉정한 자세가 전제돼야 하겠다. 제229호(2000년 9월 15일)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