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오케스트라와 윈드하모닉스 교악대의 만남

8월 9일, 합동 연습 현장을  찾았다.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8월 9일, 합동 연습 현장을  찾았다.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니체의 명언처럼, 음악의 장르를 불구하고 음악은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학창 시절, 하나의 악기로 하모니를 만들어 낸 경험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성장시킬까. 질풍노도의 중학교 시절,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현장을 찾았다.

89, 서귀중앙여자중학교 체육관에는 더위도 잊은 채 두 오케스트라가 만나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일취월장하는 150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서귀중앙여자중학교(교장 양덕부)의 드림오케스트라와 서귀포중학교(교장 송계화)의 윈드하모닉스 교악대는 오는 16,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합동 연주회를 마련한다.

오후 1301부와 오후 42부로 중앙여중은 인생의 회전목마, 레 미제라블 메들리, 어벤져스 메인테마 등 3곡을, 서귀포중은 업타운 펑크, 카르멘 서곡, 버터플라이 등 3곡을 선보이며, 두 오케스트라의 합주로 Instant Concert, Champions 등을 연주해 150개의 악기가 하모니를 만들며 울려 퍼진다.

단장 강유준(서귀포중 3) 클라리넷 , 서귀포중학교 윈드하모닉스 교악대

단장 강유준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단장 강유준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중학교 3년을 보낸 후, 내 학창 시절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서 교악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시작했지만, 그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해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고, 2학년 때 제주국제관악제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무대에 선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를 때는 실수할까봐 많이 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대를 마친 후, 내가 준비한 만큼 충분히 보여줬던 무대였던 것 같아 그때의 경험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 무대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이제껏 이렇게 열심히 무언가를 해 본적이 없는데, 교악대 활동을 하면서 책임감도 강해지고 성취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저의 중학교 시절 교악대와 함께한 것이 아주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진학해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연주를 하고 싶습니다. ”

 

 

1966년 창단된 서귀포중학교 윈드하모닉스 교악대

클라리넷, 플루트,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호른, 튜바, 유포늄, 타악기 등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로 구성돼 약 65명이 활동하고 있는 서귀포중 윈드하모닉스 교악대는 올해 8월 제주국제관악제의 무대에 오르고, 오는 12월에 정기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1학년만 대상으로 서류 면접, 3학년 선배의 대면면접으로 단원을 선발하는데, 이렇게 선발된 신입 단원들의 입학식을 4월에 진행한다. 올해 입학식 때, 교장 선생님과의 대화 시간에서 단장이 작년에 무대를 준비했지만, 무대에 설 기회가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무대를 만들고 싶은데, 옆 학교와의 콜라보 형태라도 가능하다면 연주회를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교장 선생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서귀중앙여중과의 합동연주회가 마련됐다.

윈드하모닉스는 평소 한 달에 한 번, 주말캠프를 갖고 연주 및 단합대회 등을 통해 선후배간 친목을 쌓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선후배 단원끼리 고충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각 파트장에게 권한이 주어지고, 그 만큼 책임감도 주어져 선후배끼리 서로 챙기며 격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함께하는 아이들의 우정이 끈끈하다.

서귀포중학교 윈드하모닉스 교악대 지휘를 맡고 있는 김양남 교사는 활동하는 단원들이 혼자 연습할 때는 과연 이렇게 해서 음악이 되는 걸까?’ 하던 고민이 전체 합주를 통해 1+1 이상의 화음을 낼 때 오케스트라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줄까 염려하는 마음에 연습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질풍노도의 시기, 뜨거운 사춘기를 보내는 남자 친구들은 보통 음악보다는 축구에 더 열광하는데, 교악대 친구들은 음악실에서 연습하며 즐겁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이들은 중학교 3년의 학창 시절을 교악대와 함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음악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파트별 연습 장면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파트별 연습 장면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악장 김도연(서귀중앙여중 3) 바이올린, 서귀중앙여자중학교 드림오케스트라

악장 김도연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악장 김도연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나의 학창 시절 6년 간, 바이올린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은 초등학교 때 친구와 교환일기를 같이 쓰며 비밀을 공유하던 비밀일기장 같은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 외에 학생 신분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바이올린인 것 같아 연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연습하는 만큼 실력이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열심히 연습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6년 차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무대가 취소되기도 해서 오케스트라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무대를 경험하고 난 후 무대를 위한 떨림도 알게 되고 그래서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연습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합주를 처음 해 보면 자기 소리 밖에 듣지 못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주변 소리도 들리고 소리를 맞춰가게 됩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를 하면 팀워크가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악기를 시작할 때는 설레임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익숙함이었습니다. 연습하기 힘들 때도 있었는데 그 시기를 극복하고 나니, 악기 연주에 더 애정이 생겼습니다

 

 

2012년 교육부 지정으로 창단된 서귀중앙여자중학교 드림오케스트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 등 현악기, 목관악기, 피아노로 구성돼 약 80명이 활동하고 있는 서귀중앙여자중학교 드림오케스트라는 201230명의 단원으로 시작해 현재 80여 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2013년 전국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2014년부터 매년 제주교육문화예술출제에 참가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서귀중앙여자중학교 드림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있는 현지양 교사는 아이들이 개인 악기를 배울 때는 재미있어 하는데, 나의 연주가 오케스트라에서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잘 못 느낀다. 그러다 나의 음 위에 다른 친구들의 소리가 어우러져 한 곡이 완성되어 들릴 때 아이들은 기쁨을 느끼고, 그 사이에서 자기의 역할을 찾으며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번 서중과 함께하는 합동 연주회는 우리 학교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목관악기, 피아노 소리 외에 서중의 금관 악기, 타악기 소리까지 들어와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듣는 경험을 하게 되고, 무대라는 목적을 위해 더욱 연습에 박차를 가하게 되어 악기를 시작한 지 3,4개월이 채 안된 친구들도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시대 친구들과 선후배간 유대 관계를 맺으며 정서적 안정감과 관계성, 사회성을 배워나가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화합과 배려를 배우고 있다.

파트별 연습 장면 (사진=설윤숙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