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특정후보 지지, 신문의

[미국 지역신문사 연수]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에서 1백년이상 역사를 가진 지역신문을 둘러볼 기회가 주어졌다.전국 지역신문의 연합체인 바른지역언론연대 소속 회원 7명과 장호순교수, 언론재단 김택환박사가 함께한 이번 연수는 미국의 지역신문 발행인과 편집국장, 기자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미국지역신문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미국연수 순방기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8월 4일 오후 5시 30분. 8박 9일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서울 인천공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12시간의 비행. 오지 않는 잠을 의자에 꾸부정하게 앉은 채 억지로 눈을 감아 청하는 고통도 고통이려니와 비위에 맞지않는 식사를 네끼나 기내에서 먹다보니 미국음식이 이런 것이구나 단번에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그런데 12시간만에 도착한 그곳은 4일 오전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차덕분에 하루를 더 번 셈이었다. 그리고 다시 워싱톤까지 5시간을 더 비행기를 타야 하는 긴 비행으로 여행은 처음부터 고달프기만 했다.▶첫째날워싱톤에 밤늦게 도착한 우리들은 김택환 박사님 집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연수를 시작했다. 언론인답게 맨 처음 들른 곳은 뉴지엄이라는 뉴스박물관. 전 세계 신문을 한곳에 모아논 이곳은 신문과 방송이 어떻게 그리고 왜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쟁에서 언론이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시사해 주는 곳이기도 했다. 전쟁의 역사에서 종군기자들이 어떻게 활동했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준 뉴지엄은 우리의 방문목적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다. 뉴지엄을 둘러본 우리들은 지하철을 타고 워싱톤에 있는 백악관과 링컨기념관등을 스스로 찾아 다니는 도보 여행으로 하루를 보냈다. 북적거리는 인파들 사이를 미숙한 영어로 물어물어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몸소 미국을 체험한 하루가 이렇게 지나갔다. ▶둘째날둘째날인 6일에는 아침일찍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 신문사를 방문했다. 주2회 발행하는 이 신문은 6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신문의 역사가 1백년이 넘는 곳이었다.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한사람이 여러개의 신문을 소유할수 있다. 채플힐 신문도 뉴스 & 옵저버의 소유로 한 사옥에 2개 신문사 기자가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채플힐은 다른 신문과 달리 무료로 가정에 배달되는 신문이다. 발행인겸 편집인인 테드의 말로는 40명의 배달원이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구역마다 나눠 가정에 배달한다고 한다.신문사에서 기자들과 햄버거로 점심을 같이하며 동일직종에 근무하는 종사자로서 대화를 나눌 시간도 가졌는데 보통 20년이상 언론에 종사해온 그들이 갖는 지역신문의 자부심과 함께 한국신문과 다른 또다른 여유와 열정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편집인의 입장에서 가능한 1년에 한번 정도 전 주민의 이름이 기사에 실리길 바란다는 말은 우리 신문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신문사가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점이었다. 후보자가 나오면 먼저 각 후보자를 신문사로 초대해 30분씩 인터뷰를 갖고 인터뷰 결과 신문사의 사설과 논설방향에 가장 근접하는 후보를 지지한다. 지지후보가 있을 경우 타후보와의 인간적 관계가 어려워 지기도 하고 시민들은 주민이 투표하는데 왜 언론이 나서느냐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어떤 후보가 가장 나은지 가려주는게 지역언론의 해야할 신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독자들이 채플힐 뉴스를 좋아하고 신문의 방향을 지지한다면 그 후보자에 투표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결정에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채플힐뉴스 방문을 마치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오렌지카운티 채플힐 타운을 방문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우리나라의 조그만 시청 정도 규모의 채플힐 타운에서 채플힐 신문사 기자 출신인 여자 시장과 각 부서장들과 테이블에 앉아 나눈 대화는 미국 자치행정부의 역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채플힐 타운의 경우 선출직 공직자는 시장을 포함해 8명이고 상임자문위원회 14개, 비상임자문위원회 24개가 있는데 타운단위의 공직자는 정당추천을 받아 출마하지 않지만 카운티 단위부터는 정당추천이 가능하고 각 주마다 또 사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선출체계를 갖고 있었다.▶셋째날미국생활 셋째날 스미스필드 헤럴드를 방문했을 때는 이 인근지역에서 일어난 총기살인사건으로 3명이 사망(1명이 2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고 때문에 신문사가 매우 빠쁘게 돌아가고 있었다.스미스필드 헤럴드 스컷 발행인겸 편집인과 트레이시 편집국장(여)은 이번 사건이 지역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주민들이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와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신문이 자세하게 다루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스미스 필드 헤럴드도 주2회 발행하는 신문이지만 역사가 1백18년을 자랑하는 곳으로 이곳역시 뉴스 & 옵저버 소유의 회사다.이곳에서도 일선 기자들과 같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주어졌다. 신문사의 경영상황과 기자와 공직자와의 관계, 노동강도등 많은 대화가 오고갔는데 특히 미국지역신문사 기자들이 갖는 자부심이 인상적이었다. 에디슨이라는 27년 경력의 기자는 73년 신방과 졸업후 일간지에서 근무하다 스미스필드에서 19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고 스캇이라는 기자도 15년을 이곳 신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을 때 스미스필드 헤럴드 1백18년 역사와 함께 신문의 인적 수준을 가늠할수 있었다.그곳 기자들과의 간단한 저녁식사후 마침 저녁 7시 30분부터 열린 스미스필드 의회를 직접 참관할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시의회는 시장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참석했는데 의원들이 다른 직업을 겸하고 있고 주민들의 일과가 모두 끝나는 저녁시간에 의회가 열린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의원들이 방청객들과 등을 돌려 앉아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방청객을 마주보며 앉아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한다는 점도 우리나라 의회와 크게 다르게 느껴졌다.의제는 사전에 언론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되는데 그날은 지역에 폐차창을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찬반 양론이 의원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펼쳐졌고 의원간 토론이 끝나고 나서는 주민들이 앞에 나와 자신의 주장을 의원들 앞에 나서 당당히 펼쳤다.이날 의제는 찬성과 반대의견을 묻는 의원들의 거수로 폐차장 건설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정됐다.<다음에 계속>제275호(2001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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