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직의 음악칼럼 41] 제주국제관악제 (2)

올해로 스물일곱 번째를 맞은 제주국제관악제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년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의 연주자나 단체들이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만족스럽진 않지만, 일부 해외 연주자나 단체가 참가해 국제 행사로써 면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콩쿠르 부분에서도, 참가한 외국 학생 및 젊은 연주자들의 수가 코로나 확산 기세에 비하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었다.

이번 축제에서 눈에 띄는 점을 보면 단연 코리 밴드를 들 수 있다. 주최 측에서 야심 차게 초청한 영국의 코리 밴드는 국내 음악인들과 도민들에게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코리밴드는 현재 전 세계를 석권하는 밴드로서 그 명성에 어울리게 대단한 연주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개막 무대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하여 큰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문예회관, 해변공연장,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 또한 대단한 감동을 주었다. 필자는 이 밴드의 공연을 보며 좋은 연주가 축제를 키운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였다. 이 정도 수준의 밴드가 최소한 네다섯 팀 정도는 참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역시 예산이다. 축제는 나날이 그 유명세가 커지고, 참가팀들의 수준 또한 높아지는데 예산 증가는 왜 이리 더딘지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답답하다. , 도가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정서적, 경제적 혜택이 모두 우리 도민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도내에서 펼쳐지는 모든 공연이 예전과 달리 조직적이고 짜임새가 더 있었다는 것이다. 좋은 음향 설치를 하여 원음을 최대한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어느 공연이든 우리말 사회자와 영어 사회자를 배치하여 진행이 아주 매끄러웠다. 특히 우리말 사회에 전문 음악인을 배치함으로써 워딩 자체에 음악적 예술적 향기가 풍성하였다. 또한 그것은 우리의 인재를 키우는 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앞으로 최소한 공연 진행에는 걱정이 없을 듯했다.

세 번째는 공연 정보의 세밀함이다. 물론 예전에도 모든 공연 정보는 프로그램 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달라진 점은 프로그램 북과는 별도로 실내외 모든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대한 공연 정보지를 제작하여 배부함으로써 관객들이 관람하기에 더욱 편리함을 제공하였다. 그 외에도 스탭들의 전문화, 공연장 관리 등 예전보다 한층 안정되고 능숙한 모습을 보여 발전된 축제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 (사진=제주국제관악제 누리집 출처)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 (사진=제주국제관악제 홈페이지 출처) 

그래도 다소 아쉬운 점은 있었다. 한 가지를 들자면 예전 칼럼에서도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시가행진의 다양한 퍼포먼스이다. 물론 이번 시가행진도 멋진 퍼포먼스였다. 욕심을 좀 더 내자면 시가행진은 실질적으로 모든 도민의 축제로 커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민단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어린이에게서부터 어른들까지, 민속춤을 추기도 하고, 청소년들은 평소 연마한 춤을 선보이기도 하고, 멜 후리기 퍼포먼스도 하고, 제주마 행렬도 있었으면 좋겠고, 제주 민속 가장행렬도 펼치는 등 관악과는 큰 관련이 없지만 힘찬 금빛 소리에 맞추어 행진하며 퍼포먼스를 하는 풍경은 온 도민의 축제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번 시가행진에도 물론 몇몇 시민단체가 참가하였지만, 더욱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진 과정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려움이 분명 있겠지만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행사 외적인 면에서 도민 중 극히 일부지만 공연 진행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다소 불편한 상황이 연줄 되어 아쉬움 남기기도 하였다.

이제 올해의 제주국제관악제는 막이 내렸다.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발전이 있으려면 늘 긍정적으로 앞을 보아야 한다. 문제는 늘 존재한다. 하지만 늘 해결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에 내년엔 더욱 발전된 제주국제관악제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면으로 제주국제관악제를 즐기게 해준 주최 측에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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