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변에서 고토양을 확인하는 장면. 고토양은 토양의 생성연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되고, 고기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그리고 물이 잘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상, 지하수의 물길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사진=세계자연유산본부)
하천 변에서 고토양을 확인하는 장면. 고토양은 토양의 생성연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되고, 고기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그리고 물이 잘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상, 지하수의 물길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사진=세계자연유산본부)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도 화산·지질 연구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 전역에서 수집한 고토양 200여 개소 현황자료를 제주도 누리집(https://www.jeju.go.kr/open/open/edu.htm)을 통해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고토양은 퇴적물(충적층 또는 풍성퇴적층) 또는 화산암(용암 혹은 화산재) 아래에 묻혀 있는 옛 토양으로, 대체로 화산활동 휴지기에 형성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라산연구부 안웅산 박사는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고토양이라고 해도, 시기별로 특정 기간을 단정할 수 없다”라며 “다만, 기존이 토양이 있는 상황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나 이 토양이 피복되면 기존 토양을 고토양이라 부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제주도 자연자원 지리정보시스템(GIS) 자료 구축사업’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채석장과 하천 등을 누비며 대부분 자료를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토양 자료를 공개하면 다른 연구자들이 자료를 쉽게 파악해 연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토양의 연대를 알면 그 위를 덮고 있는 화산쇄설물은 그 이후에 형성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질학계는 고토양 연대측정(방사성탄소연대측정,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측정법 등)을 통해 고토양 위를 덮고 있는 용암의 분출시기를 가늠한다.

한라산연구부는 용암층 혹은 화산재 아래에 분포하는 고토양의 연대를 측정해 거문오름(약 8000년), 송악산(약 3800년) 등 제주 주요 오름의 연대를 밝혀왔다. 또한, 제주 곶자왈이 1만 년 이내의 매우 젊은 용암류 위에 형성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서귀포시에서 가장 젊은 송악산은 2300년 전에, 오래된 물영아리는 3만년 전에 형성됐다고 밝혀졌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앞으로도 제주도의 연대분석 결과, 암석 및 그 성분 자료도 차례대로 공개·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안웅산 박사는 “제주의 고토양은 화산분출 시기 즉, 오름의 형성시기를 밝혀내는 데 활용될 뿐만 아니라, 퇴적물이 쌓일 당시 제주도 고기후를 연구하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화산암과 비교하면 물이 잘 통과하지 않는 특징이 있어 제주도 지하수의 흐름을 결정하는 지하 매질로도 연구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