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중의 문화엿보기<56>

테러여파 관광객 감소 뉴질랜드가 영국의 인기 잡지 ‘원더러스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안전한 방문지로 뽑혔다. 응답자의 95%가 뉴질랜드를 선정했지만 현재 뉴질랜드의 관광산업은 미국 테러와 전쟁의 여파로 불황을 맞고 있다. 미국 테러 후, 9월 뉴질랜드 방문객 수는 8월보다 6%가 감소했다. 9월 11일로 3일간 미국과 뉴질랜드 사이의 항공 운항이 곧바로 중단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를 연결하는 한 항공사가 경영적 문제로 운행을 중단함으로써 뉴질랜드 방문객의 39%가 호주를 경유하는데 상당수가 발목이 묶여버렸다. 그리고 10월이 되었지만 미국과 유럽여행을 취소한 여행객들이 호주와 뉴질랜드로 방문지를 바꾸어 상대적 증가를 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기대감은 아직 섣부른 판단인 것 같다. 1991년 걸프전 때 뉴질랜드 방문객은 미국인들을 제외하고는 그 전년도에 비해 소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그 중 아시아 방문객은 예상보다 증가해서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전 세계인들이 민간여객기를 이용한 테러 장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항공기 이용을 꺼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한 보안검색으로 지금이 가장 안전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시기라고 하지만 인간의 불안한 심리를 어찌할 수는 없다. 그래서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고객인 일본인 단체 관광의 취소가 증가함으로써 일본인들을 주고객 층으로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은 큰 불황을 겪고 있으며, 곧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 섬의 수도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한 여행사는 크리스마스 휴일에 방문하기로 한 25개의 일본 단체 팀이 취소를 받아야했다. 뉴질랜드 최고 여행지인 퀸스타운의 한 대형 호텔은 예약 취소로 인한 손실이 두 달간 1천2백실이 된다고 밝혔다. 필자가 근무하는 호텔도 예약취소와 예약률 저조로 감원에 들어갔다. 뉴질랜드 관광부는 아직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하지만 다음 11월까지는 여행객 감소를 예상하고 있으며, 관광부 장관 마크 버튼 씨는 관광업계 협조를 통해 뉴질랜드 관광시장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WTO(세계무역기구)는 내년 세계관광산업의 30%감소를 내다보았다. 내년이면 월드컵이 개최되는데 지금 세계의 흐름이 좋지가 않다. 큰 보복 테러 없이 빨리 이 큰 갈등이 안정을 찾아 그 시점으로 세계가 활기를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제285호(2001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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