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착심(着心)을 끌어보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시인이나 수필가도 아닌 그저 평범한 가정 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알고 지내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 그리하여 가난하지만 마음이 평온했던 지난날들을 더듬으며 울적한 내 마음을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보았다.높고 짙푸른 가을 하늘을 쳐다보면서 오늘도 한가닥 희망을 가져본다. 예사롭지 않게 뒹굴어 다니는 낙엽을 가만히 잘 들여다 보면 진리는 낙엽속에 묻혀 있고, 겉으로는 알 수 없지만 그 낙엽을 한잎 두잎 걷어 내다보면 참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아무리 버리면 그만이라 하지만 밖에 나가면 여기저기 쓰레기 더미만 눈에 들어오며 필요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살림을 차릴 수 있는 살림도구가 버려져 있으니 해도 너무 한다는 느낌을 지워 버릴 수 없음은 무엇때문인지 모른다. 아침마다 신문에 끼어 배달되는 광고지 뒷면을 연습장으로 대용하는 자신이 구시대 사람이며 고리타분한 주부라 여길지 모른다.하지만 세상 모든 사물에는 질서가 있고, 자연에도 순환 법칙의 섭리가 있는 법. 살아가는 자의 방식과 보는 시각과 느낌에 따라 생각도, 표현도 다르다.모두가 시시각각으로 생동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변하는 유행은 시대의 흐름인 것을….그래서 새로운 것과 옛것의 조화는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하여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생각을 담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나의 삶, 나의 생활, 주부로서 미완성의 색깔있는 인생을 위해 비상의 날개를 펼쳐본다.한연옥/서귀포시 하효동 198제286호(2001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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