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감귤문제 원점으로 돌아가야

감귤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감귤농가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폭락세를 보였던 지난 99년과 비교하는 말들이 오간다. 감귤산업의 위기론이 대두된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감귤문제는 언제나 되풀이되고 개선되지 않은채 농가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감귤이 많이 생산될 때는 가격하락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이것 저것 다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헛농사가 2년마다 재현되고 있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간벌과 부적지폐원, 수상선과에 제주도를 비롯한 모든 행정기관이 총력을 기울였고 최근까지 열매따기 운동을 벌였지만 가격은 신통찮아 농가의 불만은 높아만 간다. WTO협상으로 앞으로 3~4년 이내에 모든 농산물에 대한 수입 완전개방이 결정돼 감귤문제는 더욱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감귤위기론이 대두된지 오래인 것처럼 이에대한 해결책도 감귤생산, 유통, 판매의 모든 부분에까지 제시돼 있다.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것으로써 행정과 생산자단체, 그리고 생산농가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때다. 물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느냐에 대한 토론을 다시 하자는 소리는 아니다. 계속되는 감귤위기론 속에 이제는 면역이 돼버린 무감각을 다시한번 일깨워 제주도민들이 살아야 하는 생존의 문제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감귤은 생명산업이라 불릴만큼 제주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도내 모든 경제활동이 감귤값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도내경기가 감귤과 비례관계를 이룬다. 지금까지 행정기관과 생산자단체에서 감귤값 안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행정기관에서는 농가의 참여율을, 농가에서는 행정기관의 지도력 부재만을 탓하며 감귤의 현실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에 바빴다. 또한 감귤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저마다의 논리속에 공동체적 실천에는 등한시 해온것이 사실이다. 올해의 감귤가격 하락은 생산과잉과 잘못된 유통으로 요약된다. 풍년이 들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왔던 문제들이다. 생산과잉과 후숙과 유통등은 어느 한 부분의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감귤을 생산해 먹고 살아야하는 제주도민 모두의 문제이며 그만큼 처절하게 느껴야 한다. 제주도를 비롯해 행정기관에서 감귤가격 안정을 위해 추진해왔던 정책들도 그해만을 위한 단기간의 시책에 머무른 감이 없지 않다. 풍년이 들면 노랫소리가 흘러나올 수 있도록 감귤의 모든 부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288호(2001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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