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윤철/인성택시기사

‘오석학교 교사는 일과의 한 부분’서귀포유일의 야간학교인 오석학교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현윤철(33·천지동)씨를 만나러 학교를 찾았을 때 현씨는 동네아이들과 한참 입씨름중이었다.학교지붕에 올라가 놀던 아이들에게 안전사고의 위험을 지적하며 타이르는 현씨와 재미있는 놀이터(?)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기세로 물러섬이 없는 아이들이 팽팽히 맞섰던 것. 지휘봉을 들고 동네아이들을 타이르는 현씨의 모습은 학창시절 무서웠던 학생주임교사의 모습과 조금은 거리가 있어 보였다.조목조목 아이들의 말에 귀기울이는 현씨의 모습은 참 정겨워 보였다.동료교사의 권유로 오석학교에 발을 내딪은 현씨는 3년경력이지만 그누구보다 열심히 교사일을 하고 있다. 영업용택시기사이기도 한 현씨는 본업을 제쳐두고 수업을 진행할때도 많다.근무시간과 겹칠때는 불가피하게 운행중인 차량을 세워놓고 수업을 한다는 현씨였다. 미리 수업준비를 착실히 했다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지는 것도 허다해 수업준비에 무엇보다 공을 들인다.시간이 곧 수입으로 직결되는 직업인데 야간학교에 쏟는 시간이 아깝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현씨는 “아무리 바쁘다한들 세수하고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느냐”는 말로 답했다.야간학교 교사생활은 이미 자신에게는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에 빠지는 것처럼 자연스런 일상이라는 것이다. 오석학교 자원봉사교사들에게선 따뜻함이 묻어나온다는 말에 현씨는 따뜻한 학생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오석학교 행사때는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모여들어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는 모습을 볼때면 일의 기쁨이 배가 된다는 것이다. 오는 1월 20일 만학도들의 한마당 잔치로 치러질 상록예술제 준비로 벌써부터 풍성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현씨였다.제295호(2002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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