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인터넷 도시 서귀포시

뉴밀레니엄시대의 상징은 인터넷이라고 할 정도로 인터넷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에 대하여 세계의 통계를 들추어 낼 필요가 없다. 우리 나라의 실적만 보아도 인터넷 혁명은 무서운 속도로 진행중이다. 우리의 주식시장은 증권회사에 직접 가서 거래하는 소위 객장거래보다 집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주식을 팔고 사는 사람이 더욱 많다. 그 인구가 56%라고 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올해 말이 되면 우리 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2천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 인구의 절반이다. 앞으로 5년 정도 있으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파는 전자상거래가 전체 상거래의 50%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혁명군에게 대항할 그 아무 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는 인터넷이 우리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이 세계의 모든 분야를 지배할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인터넷의 도전에 과감하게 응전을 하여 나가야 한다.인터넷은 말 그대로 다른 지역, 다른 사람을 컴퓨터로 연결을 해 준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타 지역, 타인과 연결하려면 전화로 아니면,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팔고자하는 물건을 직접 보내거나 자기가 들고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불편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전화를 걸려고 하면 그 시간에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또한 그 나라의 말을 서로가 할 줄 알아야 하며, 비싼 통화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 사람을 찾아가려면 많은 시간과 교통비가 소요되어 찾아가는 것 자체가 몹시 부담스럽다. 그 사람에게 보일 물건만 해도 그렇다. 물건을 가지고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가는 도중에 부패해 버릴 가능성도 높다. 인터넷 시대는 사람이, 물건이 현지에 갈 필요가 전혀 없다. 가지 않아도 간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인터넷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선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전화와 비행기값, 숙식비 필요 없이 컴퓨터에 백화점을 만들어 주고,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라도 컴퓨터를 통하여 제주감귤의 일체를 볼 수 있게 인터넷은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웹카메라가 발전하면 감귤밭이며, 저장창고 등 모든 것을 서귀포감귤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보여 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앞으로 감귤의 생산과 판매의 전과정을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으면 감귤의 경쟁력은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관광도 마찬가지 논리로 인터넷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다행이 인터넷 인구가 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서귀포시민들도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서귀포시 당국에서도 시민을 대상으로 인터넷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어 퍽 다행스럽다. 그러나 인터넷과 관련하여 앞으로 강화되어져야 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지금 실시하고 있는 서귀포시의 인터넷교육은 극히 초보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초보적이라는 말은 현재의 인터넷흐름으로 보아서 타 지역, 타 국가와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서귀포시의 인터넷 정책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 싶다.첫째, 인터넷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인터넷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귤농사를 하는 농부는 감귤의 생산과 판매과정을 인터넷화 할 수 있어야 하며, 관광에 종사하는 사람과 기업은 관광에 관련된 모든 분야를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 수준을 과감하게 높여 가야한다는 것이다. 행정도 마찬가지다.둘째, 인터넷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서귀포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감귤과 관광의 경쟁력 추락만이 아닌 것 같다. 어쩌면 더욱 큰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미래에 할 직장과 일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제주시나 육지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넷 인력양성은 그렇게 큰돈이 드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벤쳐정신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사무실과 약간의 지원금제도만 확보되면 가능한 일이다.셋째, 서귀포시의 정책방향이 이제는 농업시대에서 벗어나 정보통신시대에 알맞게 가야 한다는 점이다. 관광과 감귤을 살리겠다는 의지는 매우 바람직하지만 그러나 현실은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기술, 유전자공학 등 첨단기술이 지원 없이는 경쟁력이 있을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서귀포시 정책을 세계의 흐름인 정보통신, 유전자 공학, 생태도시에 맞추어나가는 노력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세계의 흐름에 과감하게 도전할 때만이 서귀포시는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싱싱한 도시로, 서귀포시를 떠난 젊은이들은 돌아가고 싶어하는 도시로 화려한 변신을 할 것이다.양영철/논설위원·제주대학교 교수제231호(2000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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