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보육전쟁, ‘아이 누가

[맞벌이부부, 믿고 맡길 보육시설 없나? ] 결혼 6년차 주부인 김모(27·서귀동)씨는 지난해부터 한 업체의 경리일을 보기시작하며 두아이의 육아문제가 걱정거리로 떠올랐다.6살, 4살인 자녀를 맡길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부부가 토요일, 공휴일을 근무해야 하는 여건이라 자녀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쉬는 토요일, 공휴일에는 마땅히 자녀들을 맡길데가 없어 발을 동동 굴러야 하기 때문이다.시댁식구들도 육지부에 살고 있어 도움을 받지 못해 자녀들은 공휴일이면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니기 바쁘다. 강모(30·제주시)씨는 갓 두돌이지난 아이와 겨우 1주일에 한번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 서귀포에 살고 있는 시부모에게 아이를 맡겼기 때문이다.‘젊을때 사회생활을 맘껏 하라’는 시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아침이면 보육시설로 아기를 안고 뛰고 퇴근후면 다시 보육시설에서 아이를 데려오는 부담을 덜었다.그러나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를 보며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중이다.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등으로 인해 ‘자녀양육’문제가 부모들의 고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육아전쟁’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자녀양육은 맞벌이 부부에게 새로운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보육시설, 유치원등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의 수는 증가했지만 토, 일요일보육, 24시간 보육등 입맛에 맞는 시설이 모자란데다 한달동안의 보육비가 가계생활에 부담이 될 정도로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시부모나 친정부모등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나은 편에 속한다.보육시설에 맡기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시댁이나 친정식구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 맞벌이 부부들은 보육시설로 눈을 돌릴수 밖에 없다. 그러나 몇십만원에 이르는 보육료가 부담이 될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입맛에 맞는 시설을 선택하기란 그리 쉬운일만은 아니다.또한 영아전담, 장애아전담, 야간전담 시설이 문을 열고 있으나 아직 이 시설들에 대한 홍보가 덜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서귀포시관내에는 최근 12세 이하의 초등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시설, 야간반, 토·일·공휴일반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 맞벌이부부의 고심거리를 그나마 덜어주고 있다.▶서귀포시관내 보육시설 현재 서귀포시관내 보육시설은 국고보조시설 23개소, 민간보육시설 22개소, 가정보육시설 6개소등 모두 51개소에 이르고 있다.이중 특수보육시설로는 영아전담 시설 2개소, 장애아전담 1개소, 야간전담 1개소등 4개소에 불과하다.최근 주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직종인 할인마트 캐셔등 서비스업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는 주부들과 이혼에 따른 한부모가정의 증가로 인한 야간, 공휴일 보육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나 전담보육시설 확대는 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국고보조시설인 어린이집인 경우 2세미만은 보육료가 23만2천원, 2세는 19만2천원, 3세이상은 11만9천원이 적용되며 민간보육시설인 경우에는 각각 33만2천원, 26만9천원, 16만1천원이다.놀이방등 가정보육시설은 2세미만 35만6천원, 2세 35만6천원, 3세이상 19만5천원이다.저소득층,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등은 보육료가 감면된다.만 3세 미만의 영아전담시설로는 동홍동에 소재한 온누리어린이집, 한빛어린이집이 있으며 장애아전담 시설로는 상효동에 파랑새어린이집이 있다.야간 12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야간전담 어린이집으로는 서귀동에 위치한 푸르른어린이집이 있으며 슬기샘 어린이집은 1개반 5명이 장애아통합반으로 운영되고 있다.야간전담어린이집인 경우 보육료가 주간보육료의 120%가 적용된다.12세미만의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방과후통합시설로는 동홍동에 소재한 아이사랑어린이집이 있다. 서귀포시는 전담시설외에 지난 18일 야간반으로 2개반 20명씩 슬기샘어린이집과 토·일·공휴일반 2개반 20명씩의 푸르른 어린이집을 지정했다.이는 지난 2월 한달동안 51개소 보육시설에 대해 관련공문 발송후 신청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이 기간동안 신청한 2개소에 대해 야간반과 공휴일반을 지정한 것이다.전담 어린이집인 경우 각각 5백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되며 야간반, 토·일·공휴일반인 경우에는 한반당 50만원씩의 인건비가 지원되고 있으나 이들 지원비로는 보육시설 자체 ‘출혈’이 많기 때문에 신청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에 따라 시설면이나 운영프로그램이 상이해 어린이를 맡기기전 시설을 먼저 방문해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서귀포시관계자는 “지난 2월 한달동안 시관내 51개소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야간반, 토·공휴일반 운영 신청을 받았으나 교사확보문제등 여러 제반사항들로 인해 신청은 2개소에 불과했다”며 “차후 운영을 희망하는 어린이집인 경우 특수시설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급증하는 이혼율 ] 결혼 3쌍중 1쌍은 ‘남남’한부모가정 자녀양육 사회문제화해가 갈수록 결혼은 줄고 이혼건수는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이혼에 따른 한부모 가정에서의 자녀양육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서귀포시에 따르면 최근 몇년새 이혼건수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97년 2백83건으로 집계됐던 이혼건수는 98년 3백39건으로 급증했으며 99년 4백18건, 2000년 4백72건으로 나타났다. 2001년에는 4백87건으로 나타났으며 올해에만 하더라도 2월말현재 72건으로 집계되고 있다.반면 혼인건수는 99년 1천4백81건, 2000년 1천3백10건, 2001년 1천1백53건등으로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이같은 통계수치상으로 살펴보더라도 한해에 결혼한 3쌍중 1쌍이 ‘남남’으로 갈라서고 있다.서로 남남으로 갈라선 대부분의 한부모가정인 경우 ‘생계’가 가장 절실한 문제로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는데다가 이에따른 자녀양육과 관련한 어려움들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서귀포상담센터 관계자는 “한부모가정인 경우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생활전선에 뛰어들며 자녀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혼에 따른 가족형태의 변화가 자녀양육에 커다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시관내 모자가정은 83세대 2백28명, 부자가정은 58세대 1백58명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들 한부모 가정인 경우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한부모 가정은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모 중학교교사는 “법정 이혼상태는 아니나 부모님의 별거나 가출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한부모 가정이 많다”며 이로 인한 정신적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제305호(2002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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