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눈물의 이산상봉을 보며

지천명을 넘겨 이순의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세월이 덧없음과 하루가 다르게 육신의 사그라짐을 피부에 와 닿는다.얼마남지 않은 생을 뜻있고 보람있게 보낼 수 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으랴마는, 그러지 못하니 건강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누구라도 한번쯤은 행복을 갈망하지만 되돌아올 수 없는 인생황혼, 그 속에 역류하는 지난날의 추억말고라도 나날이 각박해져가는 이 세정을 살아 숨쉬는 심혼으로 엮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지난 4월 28일 이뤄진 4차 이산가족 상봉은 금강산여관 2층 로비에 마련된 단체상봉장에서 반세기만에 혈육을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눴으나 늙어버린 딸 얼굴 감사안고 하염없이 ‘눈물바다’로 얼룩진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장면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짙은가 보다.보도에 따르면 제주도민들이 북한단체의 초청을 받아 직항로를 이용해 북한을 방문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번 방문은 정치와 무관하게 순수한 동포애로 시작된 ‘감귤보내기 운동’의 성과물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겠다. 거기에 따라서 방문단 역시 공정하게 선정되어야 한다. 이번 사업에 공헌도가 높은 사람은 농민인 만큼 역시 공정하게 선정되어야 한다. 농민은 뒷전에 두고 각종단체 대표들이 선정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번 행사가 갈끔하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의 묘를 기대한다.김추자/남제주군 남원읍 하례리제312호(2002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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