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WTO시대 제주축산업의 미

앞으로 불과 2개월 후면 쇠고기 시장 개방으로 우리 축산물시장은 모두 개방 자유화되며, 금년중에 새로운 WTO 농산물 협상이 시작되게 되어 앞으로 제주 축산업이 어떻게 대응하여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작년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새로운 WTO 협상 개시를 위한 각료회의가 열렸으나, 협상개시 선언문 채택에 실패하여 뉴 라운드 협상출범은 좌절되었다. 협상 출범의 실패의 원인은 선진·개도국간, 수출·수입국간 의제 채택과 협상방법에 대한 의견이 노출되면서, 개도국과 NGO가 협상개시 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산물 분야는 WTO 농산물 협정 제20조에 의하여 금년내에 협상이 진행되도록 되어 있다.이 시점에서 WTO New Round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한 워크숍이 지난달 22일 명도암 유수호텔에서 학계, 행정, 연구기관, 생산자단체, 축산농가 등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의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제주축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과연 WTO 뉴라운드 협상추이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우리들이 우선적으로 시급히 대비해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제주축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궁금해 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인하면서 서로의 지혜를 모으고 힘을 결집시켜 잘 극복해나가기 위한 공통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한편 참석자들은 금년중에 WTO 농업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주요쟁점별 제안서에 축산분야에서 꼭 담겨져야 할 주요내용은 무엇인가? 이번에는 개도국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생우(生牛)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되게 되면 한우와의 경쟁력은 어떨지? 우리 축산업의 경영합리화가 한계에 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타계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은 무엇인가? 등의 의견 개진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열띤 토론과 새로운 대안들이 제시됐다. 축산물 시장자유화에 대응하여 제주축산업의 경쟁력제고 방안에 대하여서는 그동안 다방면의 연구가 수행되어 왔고, 제주도에서는 이미 발빠른 축산업경쟁력 제고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되어 왔다. 금년부터 시작되는 WTO 농산물 협상에서도 축산물은 농산물 협상에서 다뤄지기 때문에 협상과 관련한 축산정책과 대응방향은 어디까지나 농업협상의 틀안에서 논의되게 마련이다.앞으로의 WTO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어느 품목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지? 지금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협상막바지에야 나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차기 협상에서 축산분야의 대응방향으로는 첫째 현 수준의 시장접근 유지, 둘째 최소보조허용 조치의 존속, 세째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의 최대한 원용과 직접지불제도, 네째 다른 농산물과 균형있는 협상과 협상전문가의 확보 등을 들 수 있다. 앞으로의 협상과정을 전망하여 보면, 농산물 수출국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급진적인 개혁안을 도출하려 할 것이 틀림없고, 농산물 수입국들은 가급적 협상진행 속도를 늦추고자 함으로써 농산물 수출국간에 공방이 치열해 지고, 개도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기존의 협상주도세력인 선진국간의 대립도 점차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수출국들은 협상에 있어서는 원칙에 따르기 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여 국력이 큰 나라의 주장에 따라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에 우리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우리는 이제 WTO 뉴라운드 협상 결과를 조심스럽게 전망해 보면서 이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탄력성 있게 여러각도로 작성 검토하고, 이에 대한 강도높은 면밀한 대책을 준비하고 WTO 협상시 우리 축산분야에서 지켜야 하고 확보해야 할 사항이 꼭 포함되어 타결되도록 하는데 모든 축산인들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때이다. 특히 개인적인 노력보다는 굳게 뭉친 결집력이 요구되고 있다. 가령 학계, 연구기관, 행정, 생산자단체, 축산농가 등이 참여한 가칭「21세기 제주축산발전협의회」를 설립하여 이 난국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고, 우리들의 번뜩이는 지혜와 우수한 개인능력을 한데 모아 제주축산의 미래를 걱정하며 설계하고, 국내외 축산정보를 신속히 얻어 이 정보를 축산 현장에 즉각 투입하여 생산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하면서, 우리 축산이 안고 있는 여러과제에 대하서는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축산을 더욱 사랑하고 책임져 지키고,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개방화에 대한 역량을 더욱 기를 때 제주축산업은 국내 위상이 높아짐을 물론 국외로부터의 거센 파고도 과감히 헤쳐 힘차게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강민수/객원논설위원·제주대학교 교수 제233호(2000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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