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콜드체인시스템

미국이나 유럽에서 등에서는 대다수의 원예산물을 수확 즉시 품온을 낮추어 유통 전반에 걸쳐 적정저온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를 저온유통체계(cold chain system)라 부른다. 최근 우리나라 농업은 농산물시장과 유통시장이 함께 개방됨으로써 이에 대응한 우리 농산물의 유통체계 확립이 매우 시급하게 되었다. GNP의 15-20%에 이르는 과다한 물류비용은 농업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농산물에 관한 거의 모든 품목이 개방되었는데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그것은 안전성(safety)과 품질(quality)이다. 그것은 유통과정중 신선도 유지 기술의 적용여부에 의하여 좌우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저온유통체계의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저온유통체계는 시급한 일이기는 하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고 졸속으로 처리되어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먼저 저온유통을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이에 따른 위험요인을 모두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콜드체인시스템의 효과, 즉 품질과 안전성의 확보를 극대화하려면 수확 후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품목에 맞는 적정 저온에 지속적으로 놓여 있다. 연결된 저온 라인이 구축되어 있어야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4~5℃에서 감귤이 유통되다가 중간과정에서 15~20℃에 일시간 방치되고 그 다음 저온에 두게 되면 농산물은 이러한 변온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생리적 장해 및 노화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이런 경우 이미 투자된 사업에 회의적인 시각이 형성되고 이용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러면 성공적인 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가?저온유통은 산지에서 수송 및 저장, 그리고 판매에 필요한 선별 및 포장이 완료된 후 소비지로 산물이 이동된다. 먼저, 유통품목의 표준화되어 사람 및 기계에 의한 선별이 가능하고, 포장규격 또한 표준화되어 유통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를 절감해야 한다. 다음으로 저온저장고 및 운송수단의 충분한 보급으로 산지에서 수확 후 출하 전까지 적정저온에 저장할 수 있도록 저온저장고의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저장고에서 산지 물류센타나 도매시장까지 그리고 최종 소비자까지 적정 저온에 수송될 수 있는 냉장차량의 보급이 선결되어야 한다. 최종적으로 유통단계마다 저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추가비용이 소요되므로 유통단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산지 물류센타와 소비지 그리고 도매상이나 대형 슈퍼체인간에는 상품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도 전화나 통신에 의하여 거래가 되는 신용거래가 잘 정착되어 있다. 따라서 콜드체인시스템은 4가지 단계 즉 예냉, 저온저장, 수송, 그리고 판매로 구성되는데 각 단계별 설비 구축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농업유통의 선진화를 위하여 저온 저장고와 산지 물류센타 구축은 이미 진행되어 왔고 최근에는 품질선별기와 예냉시설 확보에 막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 시설들은 현재 충분히 활용되고 있는가? 콜드체인시스템의 구축은 여러 전제조건의 확립 뒤에 시급히 조성되어야 하는 우리나라 유통의 과제이다. 양용준/논설위원·상명대학교 교수제234호(2000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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