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리 청보리 축제, 27일~29일…제주 산·섬 광경보며 산책할 기회

▲ 가파리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청보리 축제를 연다.
도내 '산'이름을 읊어보자.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고근산, 군산, 단산 등이 손가락에 접힌다. 산 6개 모두를 멀찌가니 조망하는 공간이 있다. 가깝고도 먼 섬, 바로 '가파도'다. 시선방향을 바꿔볼 기회다. '축제'를 빌미 삼아 '청보리' 향기 그득한 그 섬이 기다리고 있다.

가파도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동안 '청보리 축제'를 연다. 축제가 올해 처음 열리기에 마을 리사무소를 비롯해 어촌계,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 등 전 자생단체들이 머리를 맞대 골똘히 고민했다. 

축제의 테마는 단연 '청보리 단지'다. 이곳 청보리는 재래종 '향맥'이라 일컫는다. 보통 보리에는 1년에 수 차례 농약을 쳐야 하지만 향맥의 경우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바다 일을 주로 하는 이곳에선 상대적으로 노력이 덜 가는 농사가 제격이다.

현재 어른 무릎 높이인 청보리는 축제 기간이면 1m 이상 자란다.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보리농사를 시작한 건 불과 15년전. 그리 오래지 않았다. 그런데도 섬 면적 90ha 가운데 67% 가량이 청보리로 뒤덮여 있다. 민가를 제외한 대지에는 전부 청보리다. 올해 관광자원으로 거듭난 계기다.

▲ 이번 축제에서는 제주의 섬과 바다의 절경을 아우를 수 있는 산책 탐방을 할 수 있다.
청보리를 키워드 삼아, 축제 프로그램에는 청보리밭 걷기, 고인돌 역사탐방, 소라젓담그기체험, 보리피리만들기, 해산물캐기 및 무료시식, 가파도 사진전, 서예전시, 찾아가는 문화예술마당 등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특히, 청보리밭 산책은 축제의 꽃이다. 가파도 곳곳을 추억에 담을 수 있어서다.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청보리단지, 고인돌 군락, 3~40년전 그대로의 민가 모습, 정겨운 돌담길을 만날 수 있다.

산책길은 두 코스로 나뉜다. A코스는 전화국~개엄주리코지~옹진물 정자~발전소를, B코스 가파초등학교 뒷편~물앞~소각장~교회를 지난다. A코스는 영험한 자태의 한라산과 송악산, 산방산 등이, B코스의 경우 최남단 마라도가 마중 나온다. 해안도로 일주는 팁이다.

가파리 김동옥 이장은 "가파도 청보리는 그 길이가 다른 지역보다 갑절 클 뿐더러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을 만큼 빼어나게 아름답다"라면서 축제 방문을 독려했다.

한편, 가파도를 가려면 모슬포항에서 가파도행 배를 타야 한다. 축제기간 동안에는 기존 세 차례 배편이 10회로 연장 운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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