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효율적인 업무보고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의원간 마찰을 겪었던 서귀포시 의회가 제80회 임시회에서 무성의한 활동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내달 예정된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서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제80회 임시회를 열고 있는 서귀포시의회는 전반기 업무보고를 받겠다며 3일을 할애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업무보고에서 일부 의원들은 질의답변 도중 자리를 비우거나 우두커니 앉아 있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여 뭐하러 업무보고를 고집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비난이 가해지고 있다. 특히 관광진흥과와 세무과 등 서귀포시의 핵심 사업부서 업무보고에서는 아무 질문도 없이 넘어갔다는 점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임시회를 앞두고 의원들간에도 업무보고를 놓고 1개월후에 있을 행정사무감사가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어짜피 행정사무감사에서 시 행정에 대한 업무를 보고 받을 것이기에 행정력을 낭비하는 일은 하지 말자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 특별한 현안이 있다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핵심부서 업무보고에서 조차 9명의 의원이 단 한차례의 질문도 없었다는 것은 해도 너무했다는데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 의장단 선거를 치르고 나서 그 기간에 했으면 별다른 비난이 없었겠지만 10월말이 다돼서 하는 것은 아무래도 행정사무감사와 중복되는 감도 있고 또한 집행부에 대한 일부의원들의 감정이 개입돼 업무보고를 강행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수 밖에 없게 됐다.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다. 시기를 놓치고 무리하게 추진 하는 것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효과도 기대치 만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임시회를 놓고 좋지 않은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집행부를 골려주려고 업무보고를 했다는 시각에서부터 회비를 더 받으려 했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는 것 같다. 또한 어떤 공무원들은 필요도 없는 업무보고로 인해 이를 준비하는데 많은 행정력을 소비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회는 이런 비난을 거울 삼아 남은 회기 동안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주므로서 이런 시각을 무마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제235호(2000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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