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읍면은- 대정읍] <맛집소개> 하르방 밀면

▲ 담백하면서 묘한 맛을 풍기는 톳밀면.
“와, 면발이 까맣네.” 지난 4월 5일, 가게를 찾은 커플 한 쌍이 밀면을 시켜 놓고 우두커니 응시하고 앉았다.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기에 ‘톳밀면’ 앞에선 어쩔 수 없다. 제주 해산물인 톳으로 밀면의 새 역사를 쓴 식당, 하르방 밀면이다.

하르방 밀면은 올해로 3년째 장사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동안 유명세를 탔다. ‘톳밀면’이 탄생하게 된 사연이 자못 궁금하다. “자존심이 상해” 만들었다는게 계기면 계기다. 당초 주인 김정헌(47)씨는 ‘매생이 칼국수’ 가게를 여는 게 목표였단다.

“칼국수 비법을 얻으러 전라도와 서울 등 곳곳을 살폈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섬(제주)에서 나고자란 내가 제주 해조류를 사용하지 않고 왜 굳이 다른 지역 해물을 사용할까. 순간, 자존심이 확 상하더라고요.”

▲ 대정교 후문에 위치한 <하르방 밀면> .
그래서 등장한 주 메뉴가 톳밀면과 보말칼국수다. 소위 육지것 말고 제주 맛을 살리려 부단히도 애썼다. 아이디어 발상지는 바로 옛적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이다. 수제비에 보말을 한가득 넣어 고픈 배를 채우던 그 식단과 빼먹지 않고 함께 등장한 톳 반찬의 기억.

톳밀면 맛은 담백하면서 묘한 맛이 나온다. 척척 감기는 면발과 살얼음 갓 녹은 육수가 어우러져 맛도 일품이다. 밀면의 생명인 육수 자체가 일단 독특하다. 감초나 황기 등 5가지 한방재료를 사용해 두 번 푹 끓인다. 톳이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험있는 영양식품이란 사실마저 깨닫게 되면 분식의 아쉬움은 금새 위로된다.

“맛의 비법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죠.” 음식 하나는 제대로 만들어서 ‘제주표’ 밀면으로 오래 거듭나겠다는 심산으로 이름도 ‘하르방 밀면’이란다.

하르방밀면은 대정초등학교 후문 맞은편에 자리잡았다. 문의=79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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