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결

24일 최종협상 남겨, 농산물 개방은 불변지난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위한 제6차 협상이 막판 철야 협의 등 마라톤 협상을 펼쳤으나 타결에 실패했다. 타결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한국측 요구에 칠레측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분야에 대한 양국의 절충만 이뤄진다면 24일 최종협상은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한국과 칠레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칠레산 복숭아, 돼지고기, 분유, 초콜릿, 과일주스 등이 5∼16년 내에 무관세로 개방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7면]우리 농업의 근간이 되는 주요 품목들인 쌀. 사과. 배의 경우 개방에서 제외됐지만, 포도는 국내 생산이 없는 계절(11∼4월)에 한해 10년 동안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또 쇠고기. 돼지고기. 자두 등은 일단 소량의 무관세쿼터(TRQ)를 준 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이후로, 고추 마늘 등 양념류는 DDA협상 이후 논의키로 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감귤의 경우 무관세쿼터 100톤과 추가분의 경우 관세 150.4%를 부과해서 들여오기로 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우리측 최대수확은 한국산 자동차, 핸드폰을 즉시 관세철폐 품목에 포함시키는 한편 칠레산 쌀, 사과, 배를 관세철폐 예외품목으로 관철시킨 것을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피해가 생길 경우에 대비, 농산물에만 특별히 적용되는 양자 세이프가드 규정을 협정에 반영했다.농림부 관계자는 “협상 지연의 원인이 됐던 사과, 배 등 주요 품목은 최대한 개방에서 제외했고, 영향이 예상되는 품목은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기간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하면서, “농산물에 대해서는 식품검역 등을 통해 비관세장벽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으로 농산물 양허안이 시행될 경우 10년뒤에 연간 500억원의 농가소득 감소가 예상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지난 1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FTA 체결을 차기 정권에 넘길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민주당 고진부 의원(서귀포 남제주)은 “이번 협상은 시기상조이고, 내용 자체도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정부대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번 회담에서 FTA 협상을 완결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대통령 선거 등 국내 상황과 칠레의 협상일정 등으로 인해 추후 협상을 통한 연내 타결이 힘들어진다는 점에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협상타결의 전망은 높다. 따라서 이번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타결될 것이라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한편 한국으로서는 사상 최초인 칠레와의 FTA 협상이 완전 타결되더라도 협약문에 대한 정식 서명, 국무회의 의결, 국회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FTA가 정식 발효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335호(2002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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