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캠페인]서귀포를 바꾸자<7>

기부, 후원문화를 활성화 하자<편집자 주> 근래 서귀포는 월드컵경기 개최와 국제자유도시 등 빠르게 세계무대에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선진문화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많은 요소들이 잔존하고 있습니다. 서귀포신문에서는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는 일등주민의식을 가진 서귀포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였습니다. 서귀포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바꿔나가야 할 여러 문제들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제보를 기다립니다. (담당 : 오향석 차장 (064)763-4455, sgp1996@chollian.net)영국의 역사문물과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지금처럼 많은 자산과 힘을 가질 수 있게 된 이유는 한마디로 기부문화에 있다. 많은 귀족들이 그들의 유산을 내셔널트러스트에 기증했으며, 이 단체의 땅 한 평 사기 운동에 수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회원으로 참여하여 회비와 기부금을 내고 있다. 지난 1995년 창립 100주년을 맞은 내셔널 트러스트는 매년 회비수입만도 천억원에 이르며 그 자산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운동은 전세계 25개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많은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단체들이 회원들의 회비에 의한 주체적 운영을 하지 못하고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자치단체에 대해 발전적인 견제관계를 유지해야 할 시민단체가 오히려 의존적이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가끔씩 언론에 보도되는 할머니들처럼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극소수의 특별한 경우만 그렇지, 일반인들이 작은 액수를 일상적으로 기부하는 문화는 보기 힘들다. 특히 이익단체가 아닌 경우에 대한 회비나 후원금은 더 찾아보기 힘들다.서귀포의 경우 강창학공원처럼 극소수의 기증문화가 존재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기증과 기부의 문화는 너무나 생소하고 요원하기만 하다. 이는 물론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이라는 전체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시민운동의 활성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 예로 북유럽 국가들은 국가 전체 GDP의 0.5% 정도를 제3세계 국가들을 위해 마련하기도 하며, 국민들도 자신들의 수입 중에서 일부분을 NGO 회비로 납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몇 년 전 노벨평화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의 경우도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지만 정작 이들이 사용하는 모든 예산은 이름없는 후원자들의 주머니돈으로 마련된 것이다. 기부금이나 후원금, 회비 등은 결코 큰 액수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민들의 작은 정성이 깃든 쌈짓돈이 모여서 막대한 자금과 활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자발성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이끄는 힘이 되는 것이다. 서귀포사회가 발전하려면 시민운동의 활성화와 더불어 그들을 음양으로 지원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과 기부금이 활발하게 형성되어야 한다. 당장은 그 작은 쌈짓돈들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보이겠지만 결국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제4의 힘으로 작용하는 거대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제336호(2002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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